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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조직위 첫 자문회의] "전북브랜드공연 '춘향'관광상품으로 제작해야"

목적 확실히하면 논쟁 없을 것 / 상품성 초점 제작진 구성하고 오락·예술 구분말고 질높여야

▲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상설공연추진단이 13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전북브랜드공연 자문회의를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상설공연추진단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이 당초 취지에 맞게 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연 관광상품으로서 방향을 명확히 하는 한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출연진 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상설공연추진단(이하 추진단)은 13일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에 있는 전북예술회관에서 ‘전북브랜드공연 자문회의’를 열었다. 이날 자문회의는 지난해 말 국악뮤지컬로 시연된 ‘춘향’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서는 공연의 성격 규명과 예술감독 선정, 자문위 구성과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자문위원들은 당초 예산의 목적에 맞는 공연을 주문했다. 예술성, 지역 정체성, 오락성을 모두 갖춘 작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통 중심의 공연은 관광객을 유인하기 어렵고 전국의 브랜드 공연 가운데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문윤걸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사무처장은 “브랜드라는 타이틀이 너무 무거운데 브랜드공연이 1개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지역 문화예술에 중점을 두는 등 다양한 브랜드 공연이 가능하다”며 “현재 사업의 취지는 지역 문화관광에 방점이 있는 만큼 이에 도움이 되는 공연이어야 하고, 방향을 먼저 정해야 책임자인 예술감독 선임과 공연단 운영안 등을 판단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곽병창 우석대 교수(문예창작과)는 “명백하게 국비를 투입한 공연관광상품으로 제작하는 목적을 확실히 한다면 브랜드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춘향’이 목적에 맞게 만들었는냐는 문제가 남는데, 지난해 작품의 오류를 개선하고 예술성이 아닌 상품성 작품을 만드는 제작진을 시급히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이어 “브랜드공연을 전담하는 예술감독 또는 연출자를 지역 출신으로 쓰고 전권을 줘 원작의 수정 범위와 출연진 선발 등에서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오락성과 예술성의 이분법적 구분보다는 작품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초왕 전북대 교수(독어독문학)는 “오락성과 예술성이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의 사례처럼 작품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상품화되는데 지난해 작품은 창극도 뮤지컬도 아니었던 만큼 질적 수준을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방향성 논의에 앞서 자문위원회의 성격과 역할 등에 대한 논의도 오고 갔다.

 

곽병창 교수는 “자문위가 의결기구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회의체처럼 형식적·절차적 요건을 충족해야 대외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홍승광 상설공연추진단 단장은 “시연 공연 뒤 소통의 통로를 열기 위해 자문위를 구성했다”며 “예술성과 대중성의 접점을 찾는 일은 필요하고 관람객의 요구 등을 반영해 올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홍 단장은 이어 “좀더 다양한 자문위원을 추가하고 시연 뒤 나타난 문제를 해소하도록 공연단이 실질적으로 자문위의 의견을 수용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곽병창 교수, 김미정 전북도 문화예술과장, 문윤걸 사무처장, 정초왕 교수, 황치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호남지역협력관, 홍승광 단장이 참여했다. 추진단은 차후 자문위 인선을 일부 변경·추가할 예정이다.

 

‘춘향’은 지난해 말 전북예술회관에서 8차례 무료 시연했고 모두 2974명이 관람해 평균 객석 점유율 102.8%를 기록했다. 외무 평가기관인 ‘기분좋은 QX’가 160명의 설문을 분석한 결과 공연 전체 만족도는 7점 만점에 평균 5.89였다. 부문별로는 내용과 품질수준 5.99, 전달 수준 5.98, 사회품질 요인 5.93, 환경 요인 5.37이었다.

 

추진단은 14억 원(국비 7억 원, 도비 7억 원)의 예산으로 오는 5~12월 수~일요일 매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에서 ‘춘향’을 공연한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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