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초등 임용고시 합격자들이 ‘신학기 미발령 사태’에 따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예비 교사들이 3월 신규 인사에서 무더기 대기 발령을 받은 것이다. 서울의 경우, 올해 임용고시 합격자 990명 중에서 불과 38명만 발령을 받았고, 강원도는 합격자 220명 가운데 신규 임용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심지어 2014학년도 전북지역 초등교사 임용후보자 경쟁시험 합격자 302명(일반 300명·장애 2명)은 단 한명도 발령받지 못했다.
초등교사 대규모 미발령이 불거진 배경에는 교사들의 정원감축과 명예퇴직 인원이 줄어든 점이 있다. 즉 무상 급식, 누리 과정, 초등돌봄교실 등 교육복지 확대로 재정이 악화된 시·도 교육청들이 명퇴 예산을 대폭 줄인 것이다. 교육청이 명예퇴직 예산을 크게 줄이면서 퇴직자수가 급감했고, 이로 인해 신규교사 발령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책 중의 하나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다. OECD 국가의 대부분은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 이하이다.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OECD국가의 평균은 되야 한다고 외치지만, 실상은 쉽지 않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 지역 학교들의 현실은 아직도 여전히 3~40명이 넘는 인원이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공약에 교육예산 GDP 6% 정도를 확보 하겠다 해놓고 사실 그 누구도 지키지 않았다. 중앙정부는 지금이라도 학급당 인원수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에 따라서 신규 교사도 대폭 충원해야 한다, 미발령의 원인을 명예퇴직의 감소로 직접 연결시키는 궁색한 변명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
교육부는 각 시·도 교육청이 추경을 통해 명퇴 예산을 예년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예비비와 인건비 불용액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특히 각 시·도 교육청이 명퇴 예산 확보를 위해 지방채 발행을 요청하는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시·도 교육청은 예산에 맞춰 탄력적으로 신규 교사 임용후보자를 뽑아야 한다. 예산이 줄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용후보자를 뽑으니 신규 임용 적체가 발생하는 것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교사수요와 공급계획을 면밀히 검토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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