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소리축제 기획공연 / 우수작품·연출·남우창우상 / 신재효 선생 소재로 한 작품
도내 창작 판소리극이 다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2012년과 2013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기획공연인 ‘동리, 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이하 ‘동리’)’가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제1회 창작국악극대상 시상식이 지난 26일 오후 7시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동리’는 우수 작품상을, 연출자였던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지도단원이 연출상을, 주연이었던 김대일 국립민속국악원 상임단원이 남우 창우상을 받았다.
이날 모두 11개 부문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으며, 작품상 대상은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운현궁 로맨스’, 최우수상은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닭들의 꿈, 날다’가 선정됐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지난 2012~2013년 공연된 창작국악극 71개 작품 중 1,2 차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결정했다.
이 상은 전통음악극의 무대화 작업을 한 예술인을 격려하고, 시상식을 통해 국악극이라는 장르의 대중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한편 창작자의 소통 및 교류의 장을 위해 마련됐다.
‘동리’는 지난 2012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브랜드 공연으로 신재효 선생 탄생 200주년을 맞아 만들었다. 문순태 작가의 소설 ‘도리화가’를 원작으로 사무친 그리움을 다룬 실내극으로 초연했다. 판소리 퍼포먼스 그룹 ‘미친 광대’의 주도로 제작해 소리축제 역사상 최초로 지난해에 실외 마당극으로 재공연했다.
작품은 전통에 기반을 둔 현대적인 창작물로 시간 여행 구조를 차용해 전체 5막으로 구성했다. 2020년 진정한 광대를 기다리는 연출가 ‘신재효’와 200년 전 신재효의 아호(雅號)로 알려진 ‘백원’이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 신분제의 한계로 방황 끝에 예술에 눈을 뜨는 백원과, 자신을 오동과 동일시 하며 ‘진채선’을 상징하는 봉황을 기다리는 신재효가 무대와 객석의 경계에서 교차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영화 ‘쌍화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작·편곡을 담당했던 김백찬 음악감독의 배경음악이 보태졌다.
지기학 연출은 “국악 성격의 창작극에 대한 평가는 처음으로 이 영역을 제도적으로 범주화하고 격려해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히며 “창극을 넘어 좀더 동시대적인 음악극에 대한 고민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탄탄한 판소리 인프라가 수상의 바탕이 됐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기회를 준 만큼 창작 판소리극의 활성화를 위해 뜻이 있는 젊은층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의 김승택 사무국장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국악을 기반으로 한 최대의 음악 축제로 앞으로도 국악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창작국악극대상의 상금은 모두 4억5000만 원 규모. 작품상 중 대상은 2억 원, 최우수상 1억4000만 원, 우수상 8000만 원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개인상의 작곡상·음악상·연주자상·연출상·극본상 각 1명에게는 500만 원, 창우상(남·여)·특별상 각 1명에게는 3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창작지원금을 받은 작품은 창작국악극의 관광상품화를 위해 올 하반기 1개월가량 장기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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