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내 직원과 손님 먼저 / 그러면 돈은 절로 따라와
벽에 붙은 ‘삼치숯불구이’가 눈에 띄었다. 2인분 두 마리 값이 ‘1만8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걸 1인분 한 마리만 달라고 했다. 대신 한 마리 값으로 1만원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 모두 2차에서 치킨하고 맥주를 배부르게 먹었던 것이다. 그랬더니 주인아주머니가 대번에 정색을 하고 나왔다.
“우리 가게에서는 그렇게 못 팔아요. 여기에 적힌 대로 2인분을 시키셔야 돼요.”
배가 불러서 그런다고, 이번 한 번만 봐달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기분이 상한 철수와 만수는 하는 수 없이 술집을 도로 나오고 말았다. 택시를 기다리면서 철수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까 그 주인아주머니 같았으면 말이다, 손님들 사정이 그러시면 제가 한 마리 값만 받을 테니까 염려 마시고 맛있게나 드세요, 그러겠다. 저 술집, 저런 식으로 장사했다가는 돈을 벌기는커녕 아무래도 오래 버티는 것조차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아닌 게 아니라 그로부터 채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우연히 지나다 보니 그 술집이 있던 자리에 예쁜 커피숍이 들어앉아 있는 게 아닌가.
#2 “삼촌은 어떻게 그렇게 돈을 많이 버셨습니까?”
대학 졸업을 앞두고 소자본 창업을 준비하는 조카가 그렇게 물었다. 그 삼촌, 빙긋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돈? 나는 돈 같은 거 벌려고 할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예? 돈을 벌려고 한 적이 없었다구요?”
“내가 돈을 번 게 아니라 직원들하고 손님들이 나한테 돈을 벌어준 거란 뜻이지. 어떻게 하면 내 직원들하고 손님들을 기분 좋게 해줄 수 있을까, 나는 오로지 그 생각만 하면서 장사를 해왔거든….”
#3 당시 박 사장은 변두리에 작은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장이래야 생산직 근로자 다섯 명에 경리아가씨 하나, 거래처에 납품하는 영업사원이 전부인 가내수공업 수준이었다. 그런데 제품을 주문받고 납품하는 과정에서 그 영업사원의 업무 착오로 당시 공장 한 달 매출액에 버금가는 손해를 보고 말았다.
“제가 책임을 지고 전셋돈이라도 빼서 일부라도 갚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사장님.”
백일이 갓 지난 딸아이 하나를 둔 그 영업사원, 사장에게 사직서를 내밀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사장은 일단 사직서를 받은 다음 퇴근 후에 그 사원을 삼겹살집으로 데려갔다. 그 자리에서 사직서를 그 사원의 작업복 주머니에 도로 찔러주고 소주를 따라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나한테 과분할 만큼 좋은 직원이네. 그동안 자네가 얼마나 성실하게 일을 해왔는지도 사장인 내가 잘 알지. 그런 자네가 본의 아니게 실수 한 번 했다고 내가 이런 걸 덥석 받아서야 말이 되겠나? 자네가 실수를 했으면 그 책임은 일을 시킨 나한테 있다고 생각하네. 딸아이와 안식구를 생각해서라도 기운을 내게.”
그 말을 듣고 그 영업사원은 고개를 떨군 채 소주잔에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그는 미리 준비해 간 봉투를 건네주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걸로 식구들하고 함께 며칠간 어디 가서 시원한 바닷바람이나 쐬고 오게. 자네 안식구도 이번 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테니, 위로도 좀 해줄 겸해서….”
바람을 쐬러 가기는커녕 다음날 새벽에 출근한 그 영업사원, 눈에 불을 켜고 일을 하는 것이었다. 여섯 달쯤 지나서 사장은 그가 별도로 일한 성과를 정리해 보았다. 웬걸, 그때 손해 봤던 걸 이미 채우고도 남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고 5년이 지난 지금, 그의 공장은 생산직 근로자만 15명을 둔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예로부터 사업(장사)의 금과옥조는 박리다매(薄利多賣)다. 퍼줄 줄 알아야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서는 곤란하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그림을 보면 ‘고객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적혀 있다. 고객이 왕이다. 첫째도 고객만족, 둘째도 고객만족이다. 당연하다. 그걸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이는 사업에 성공한다.
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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