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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홀로사는 군산 박막동 씨] 외롭고…병들고…서럽고

남편과 일찍 사별 자녀들과 연락도 끊겨 / 밀린 공과금 산더미…약에 의지해 생활

▲ 군산에서 홀로 사는 박막동씨가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제를 먹고 있다.
군산에 사는 박막동씨(60·여)는 진통제 없이는 밤잠을 이룰 수 없다.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척추협착증 등 각종 지병 때문에 약에 의존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렵다.

 

하지만 신체적 아픔 보다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이다.

 

남편과 일찍이 사별하고, 20년째 혼자 살고 있는 박씨는 자녀들과도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가끔 들려오는 자녀와 손주들의 소식에 가슴이 벅차 오를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두 아들과 딸이 있는데, 못본지 오래됐어요. 손주들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데 그런 상황이 되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어요.”

 

병원비 및 생활비 등 돈 들어갈 곳은 많지만 자녀들로부터 그 어떤 경제적 지원도 받지 못하는 탓에 삶은 곤궁하기만 하다.

 

게다가 아들 등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도 선정되지 못해 각종 공과금도 벌써 5개월째 밀려 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인근 경로당에서 일을 도와주며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고 있지만, 하루 한 끼 밖에 먹지 못할 때가 더 많다.

 

박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주민센터에서 공과금 일부를 대납해주고, 때때로 쌀 등 생필품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 중단될 지 몰라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척추협착증 때문에)혼자 힘으로는 움직이는 것이 어려워 일을 오래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집 밖 나들이가 힘들어 밥을 굶을 때도 많아요.”

 

박씨는 이처럼 외로움과 배고픔, 삶에 대한 막막함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마다 가끔‘죽고 싶다’는 말을 되뇌일 때가 있다.

 

하지만 박씨는 그때마다 마음을 모질게 다잡는다.

 

언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르는 자녀와 손주들에게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다.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일은 있어도,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잠시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화합하지 못하지만, 언젠가 다시 모여 웃으며 오손도손 살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박씨에 대한 후원·봉사는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063-903-0638)와 후원계좌(농협 301-0116-9695-71)를 통해 가능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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