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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살아있다

민주주의를 빙자하여 주변 가까이 타고 있는 악의 불꽃 잊어선 안돼

▲ 이인철 체육발전연구원장
현충일(6월 6일) 오전 10시 정각,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날, 그 시각에 나는 전주한옥마을에 있었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인파가 운집·이동하던 전주한옥마을에서, 나는 호국영령님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는 사람들을 보기 어려웠다.

 

1950년 6월 25일, 북괴군에 의해 우리들의 생명과 재산은 송두리째 파괴되었다.

 

6·25전쟁으로 인해 사망 207만 명, 부상 146만 명, 실종 37만 명, 전쟁고아 100만 명, 남편을 잃은 부인 300만 명 등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가 가족을 잃은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는 소중한 것이었다. 북한의 남침은 세계를 침통케 하고 울분을 고조시켰으며, 세계연합국이 응징에 나서고 우리민족이 똘똘 뭉친 덕에 드디어 9·28 수복이라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먹을 것, 입을 것 하나도 없었던 0달러였던 우리의 소득은 현재 2만 5000달러라는 경이로운 수준까지 오르게 되었고, 우리 동포들이 세계 곳곳에서 놀라운 활동으로 ‘코리아’를 빛내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하계·동계올림픽을 훌륭하게 치러냈고 세계육상대회, 월드컵 축구대회 등 국력 순위 7대국으로 성장하여 왔다.

 

맨발로 뛰어오던 60년,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역경 속에 걸어온 우리의 발자취를 뒤돌아보는 것은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중요하다.

 

우리 4000만 민족 누구 하나 6·25전쟁의 상처를 피할 수 없었기에 더욱 그렇다. 전 민족이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가슴 속에 간직하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름 없이 죽은 호국영혼들과 그 가족의 아픔은 오죽하랴.

 

특히 1950년 9월 25일 공산군에 의하여 자행된 일명‘전주형무소 500여명(애국지사) 타살사건’은 우리나라 전쟁사에 그 유래가 없는 잔악행위였다.

 

1950년 7월 20일 전라북도에 쳐들어온 공산괴뢰군은 우익인사 1000여명을 강제 체포하여 전주형무소에 가두었으며, 추석을 하루 앞둔 9월 25일 미명을 기하여 520여명을 학살 매장하였다.

 

이 때 수차례 몽둥이로 얻어맞아 목숨을 잃고도 수습되지 못한 175구의 애국지사 시신이 전주시 효자동 전주시공원묘지 내 모퉁이에 공동 안치된 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일반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힌 채 해마다 추석 명절에 유족 몇 사람만이 찾아와 애절하게 눈물을 흘리다 갈 뿐이다. 차제에 이들 애국지사들을 우리의 기억 속에 불러들이는 일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문화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일이며, 시대정신을 확립하는 길이라고 본다.

 

애국영령들이 죽음으로 지킨 이 대한민국이기에, 우리들은 이 땅에서 다시는 피비린내 넘치는 골육의 상쟁을 방지하는 지혜로움을 가져야 할 때다.

 

6·25는 죽지 않고 타고 있다. 민주주의를 빙자하여 우리 주변 가까이 타고 있는 악의 불꽃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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