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9월 1일 전주 예술회관·한옥마을 일대 / 도내외 화랑 10곳·청년 중견작가 위주 기획전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이하 아트페스티벌)이 젊어진다. 지역 청년작가들과 함께 관객과의 소통에 나선다. 또한 실질적인 매매가 이뤄지도록 도내·외 화랑이 참여하며, 다양한 기획전으로 도내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 주관,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 주최로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과 한옥마을 주변에서 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아트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전북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JTV, MBC가 후원했다.
집행위는 지역에 미술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작품활동을 활발히 하는 작가를 조망하는데 중점을 뒀다. 더불어 지역 미술의 다양성을 표출한다는 의지도 담았다.
도내·외 화랑 10곳과 평론가 추천 작가, 판화·공예, 서양화·한국화·조소·문인화·서예 등 미술 각 분야에서 청년·중견 작가 위주로 기획전을 선보인다. 젊은 작가의 작업과정을 보고 소품을 매매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도장 찍기 릴레이와 체험, 토론회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행사는 오는 29일 오후 4시 예술회관 앞에서 이건용 작가(72)의 ‘달팽이 걸음’으로 개막식을 치른다. 국내 전위 미술의 1세대인 이 작가가 지난 1979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그의 대표작이다. 작가가 쪼그리고 앉아 달팽이처럼 천천히 이동하며 손으로 선을 그리고 뒤에 오는 발로 지우며, 예술이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아트페스티벌 기간 전북예술회관에서는 도내 7개, 도외 3개의 화랑이 참여한 화랑전과 기획전시 3개가 진행된다. 평론가가 추천한 김경희, 도병락, 배병희, 이은경, 임희성 작가가 첫 번째 기획전의 주인공으로 각각의 작품 세계를 펼쳐보인다.
이와 함께 전북판화가협회 소속 6명과 (사)한국공예문화협회에서 9명의 작가를 초청해 장르의 다양성도 확보했다. 이 외에 서양화 17명, 한국화 13명, 조소 9명, 문인화 4명, 서예 3명 등 모두 46명의 20~40대로 이뤄진 순수미술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한옥마을의 부채문화관과 교동아트스튜디오 마당에 마련한 전시장에서는 ‘Again(어게인, 다시), 易展(역전)’을 기치로 30대가 주축이 된 조소·설치 작가 8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곳에는 ‘젊은 작품’을 추려 모았다는 게 집행위의 설명이다.
28일부터 31일까지는 전북청년작가 13명이 풍남문 광장에 설치된 컨테이너에서 열린 공간으로 간이 작업실을 보여준다. 소품을 판매하는 장터와 함께 작업 과정을 오고가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공개한다.
같은 기간 한옥마을의 관광객을 아트페스티벌로 유도하기 위한 스탬프(stamp, 도장) 릴레이도 행사장 곳곳에서 실시한다. 태조로 주변에 미술마차를 배치해 행사를 홍보하는 한편 예술회관 앞에서는 부채그림 그리기, 도자컵 만들기, 손글씨 등의 체험장도 운영한다.
마지막 날인 다음달 1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에서는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 미술의 자생성을 모색하는 토론회도 진행한다. 지역 미술 시장을 꼬집어 보는 한편 행사를 돌아보며 내년을 기약할 예정이다.
아트페스티벌은 지난해부터 전문성을 강화하는 변신을 꾀했다. 그동안 전북 아트페어라는 이름으로 아마추어 작가의 참여가 두드러져 전문 미술인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축제성을 강조하고 지역 화랑과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선보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행사 기간 내내 썰렁한 전시장이 이어지면서 홍보 부족이 지적됐다. 올해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관광객 유입을 늘리는 체험과 유인책을 마련하는 한편 출품작의 수준을 더욱 높였다는 설명이다.
집행위 강신동 위원장은 “올해는 젊은 작가 위주로 실험적 작품이 많이 선보이도록 내부의 토론을 거쳐 작가를 선정했다”며 “미술품 수집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관객에게 도내 미술이 익숙해지도록 다가가고, 도내 수집가의 시선을 지역의 미술시장으로 돌리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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