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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일본 스키야키 미츠 월드페스티벌서 배우다] 축제, 더디게 가더라도 실수 되풀이 안하려 노력

봉사자·주민·국내외 아티스트 수년간 신뢰 유지 / 소박하지만 알차게…일본 최대 세계음악축제로

▲ 공연기획자 장재효(왼쪽)씨가 공연 연습실인 일본 문화창조센터 헬리오스에서 모잠비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연주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 당시 꽤 주목 받으며 활동하던 ‘타악그룹 푸리’의 멤버로서 일본의 한 월드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시 자체가 워낙 작은 도시였고 페스티벌의 규모자체도 그리 커보이진 않았지만 10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산사에서의 공연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후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개인적으로 2002년부터 그 축제와 관계를 갖게 되었고 올해도 여전히 그 축제가 열리는 일본 토야마현 난토시 후쿠노에 와있다. 매년 8월 마지막 주말 3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스키야키 미츠 더 월드 페스티벌(Sukiyaki Meets The World Festival)이라는 월드뮤직 페스티벌로 올해로 24회째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김치 전골, 세계를 만나다’쯤 될 것 같다.

 

△아티스트와 축제를 다리 놓는 기획자로서의 삶= 오랜 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페스티벌에서 Arts & Festival Network advisor로서 활동하고 있다. 페스티벌이 열리기 전에 이곳 후쿠노에 와서 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타악기 워크숍을 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일본 출신의 아티스트들과 프로젝트 밴드를 만들어 음악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외국의 다른 페스티벌에 소개를 하고 또 아티스트들을 추천하거나 하는 일들도 겸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뮤지션들을 스키야키 페스티벌에 소개하거나 브라질과 오스트리아의 페스티벌에서 만난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는데 자문하거나 또 역으로 그들의 페스티벌에 스키야키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게 주선하는 등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해준다. 그런 일들의 결과로 올해의 경우처럼 스키야키에 출연했던 아티스트들이 나고야와 도쿄에서 공연을 하고 한국의 광주월드뮤직 페스티벌까지 장기투어가 성사되기도 했다. 아티스트들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어서 좋고 페스티벌은 좋은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일정 부분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들은 일견 너무도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일이 성사되기까지는 상호간 두터운 신뢰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한, 간단치 않은 일이다. 여담이지만 진지하게 독자 여러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전주세계소리축제 정도의 규모라면 준비하는 스태프분들께서 얼마만큼의 수고를 하고 계신지 저로선 감히 짐작할 수도 없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스태프 여러분께 응원의 말씀 전하고 독자 여러분께도 격려의 메세지를 전해주실 것을 부탁한다.

 

△더디지만 주민 주도로 성장하는 축제= 스키야키 미츠 더 월드 페스티벌(http://www.sukiyaki.cc)은 이문화교류를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상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원봉사자와 지역민들, 그리고 축제의 취지에 공감하는 일본 국내와 해외의 아티스트들이 수 년간 관계를 맺으며 함께 페스티벌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당당히 일본 최대 규모의 월드뮤직 페스티벌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축제의 규모는 겉으로 보기엔 소박하다 싶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각종 문화와 지역사회관련 상들을 수상한 것이 증명하듯 스키야키 페스티벌은 알찬 구성에 관한한 독보적이다. 초창기에는 시와 함께 수도권의 대형 프로모터회사가 협력사로서 아티스트 섭외 등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었지만 점차적으로 자원봉사자 주축의 실행위원회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고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행위원회는 장기적 관점을 갖고 거쳐야 할 과정을 끈질기게 거쳐왔다. 다소 더디게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점에 대해 확실하게 하나씩 해결하고 나아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이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제 페스티벌은 열흘정도 앞두고 있고 나도 이 곳에 온지 열흘 가량 지나고 있다. 매일 아침 9시에 연습실로 가서 나고야와 토쿄, 광주 월드뮤직페스티벌까지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고 밤 늦게까지 워크숍을 하고 다시 숙소인 아티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음식도 만들고 얘기도 하느라 무척 피곤한 일정을 보내고 있고 또 소화해 내야 한다. 하지만 뮤지션으로서 이렇게 음악 속에 있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이고 큰 기쁨인지 모른다.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 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 장재효 공연기획자

△공연기획자 장재효씨는 북촌뮤직페스티벌·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그룹 ‘소나기 프로젝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10 전주소리축제의 소리프론티어 무대에서 수림문화상을 수상하면서 창작 활동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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