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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어선 전복사고 '人災'

통제센터 당직자 배수갑문 연 채 외부식사 / 사전공지 없이 개방…불법조업도 드러나

실종자 3명이 발생한 새만금 신시도 배수갑문 어선 전복 사고는 불법조업과 신시배수갑문 통제센터의 허술한 관리가 빚어낸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규명에 들어간 군산해양경찰서(서장 송일종)는 지난 23일 사고 어선 태양호 선장 등 생존자와 신시도 배수갑문 통제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농촌공사 새만금사업단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해경은 이날 갑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태양호가 위험한 갑문 주변에서 조업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 태양호는 무허가 어선으로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채 사고 현장에서 모선 명성호(3.2톤)와 함께 전어잡이 조업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선장 김 씨는 “배가 갑문 쪽으로 휩쓸려 무게를 줄이고 빠져 나오려 그물을 잘랐지만 갑문에 부딪히면서 뒤집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시도 배수갑문 통제센터가 어선의 갑문 접근을 통제하지 못한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사고 당시 통제센터 관계자들이 상황실을 비운 것을 확인했다.

 

특히 당직 중이던 근무자 2명이 배수갑문을 모두 열어 놓은 채 외부 식당에서 식사한 것을 확인했으며, 해경은 이와 관련 해당 식당의 CCTV 자료 등을 확보했다.

 

지난 22일 오후 7시 13분께 새만금 방조제 내측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태양호(3.2톤)는 열려있던 신시도 배수갑문의 물살에 쓸려 배수갑문을 통해 외측 바다로 쓸려나가면서 수문 기둥과 충돌해 전복됐다.

 

당시 사고 현장은 최근 계속된 비로 방조제 내측 수위가 높아져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기 위해 오후 5시 47분부터 배수갑문 10개를 모두 열어 놓은 상태였다.

 

이 사고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6명 가운데 이찬호(57), 알시노(25·동티모르), 마르세리누(26·동티모르) 등 3명이 실종됐으며, 선장 김모(44) 씨와 한모(50), 동티모르인 1명 등 3명은 인근에 있던 예인선에 의해 구조됐다.

 

군산해경은 사고 직후 경비함 6척과 122구조대, 민간자율구조선 1척, 항공기 4대 등을 사고 현장에 급파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수색 사흘째인 24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실종자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고는 7년전에도 발생했다.

 

2007년 2월 어선 한척이 새만금방조제 가력배수갑문 인근을 지나다가 예고 없이 열린 갑문 때문에 물살에 휩쓸려 2명이 실종됐다.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허술한 배수갑문 운영이 원인이었다.

 

가력배수갑문 통제센터는 당시 많은 비로 물이 차오르자 ‘월중 배수갑문 운영계획’에 예고된 시간이 아닌 시간에 갑문을 열었다. 안개가 많이 낀 해상에서 어선은 갑문이 열린 것을 확인하지 못했고, 안내방송이나 다른 경고도 듣지 못한 채 갑문에 접근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신시도배수갑문 통제센터도 ‘월중 배수갑문 운영계획’에 따라 갑문을 열고 닫지만 사고가 난 22일은 갑문을 열지 않는 날이었음에도 열었다.

 

갑문 운영계획을 변경할 경우 인터넷과 우편으로 변경 사실을 어민들에게 알리고, 현장에서 육성과 안내방송으로 어선들이 물살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3㎞ 밖으로 나가달라’는 경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통제센터는 당일 변경된 계획에 대해서는 인터넷과 우편 등을 통한 사전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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