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9:30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군산예술의전당 갈 길] "시민·지역 예술인 문화공간으로"

유명 대규모 공연에만 몰두·편의시설 부족 / 기획력 키워 지역 밀착 프로그램 육성해야

▲ 군산예술의전당 전경.

군산시민의 문화 향유를 위해 지난 2009년 착공해 지난해 5월 백토로에 있는 새들공원에 자리를 잡은 군산예술의전당. 이곳은 3만9048㎡의 터에 연면적 2만450㎡으로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어졌다. 1200석의 대공연장과 450석의 소공연장, 3개소의 전시실 등을 두루 갖춘 복합적인 문화 공연과 전시를 위한 공간이다. 대공연장의 경우 좌우 이동무대 및 회전무대, 승강무대와 최첨단 조명·음향시설 등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건물의 외형도 만경강과 금강이 서해에서 만나 항구의 깃발을 펄럭이는 ‘열린도시 군산’을 상징하고 있다.

 

이런 하드웨어에도 불구하고 개관 전 제기됐던 운영 과제는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워진 군산시의 문화기관 및 시설들이 당시 슬로건대로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예술의 향유 기반을 위한 지역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예산 먹는 애물단지 우려

 

군산예술의전당은 개관 뒤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제32회 전국연극제를 포함해 각종 공연과 전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모두 24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시민뿐 아니라 시립합창단과 시립교향악단,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무용.국악) 등 문화예술 단체에는 든든한 둥지가 되었다.

 

반면 공연 소음 문제와 함께 1억4700여만 원의 청소용역비 예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관 수입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며 애초의 계획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애초 지난 1986년에 건립된 군산시민문화회관을 뒤로하고 8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군산의 문화예술 부흥이라는 이름 아래 마련됐다. 2013년 2월 완공을 앞두고 마감 공사비 부족과 함께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삐걱거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지 앞 백토고개 지하차도 공사로 인한 교통체증으로 시민이 불만을 호소하곤 했다.

 

군산시는 예술의전당 준공에 앞서 2012년에 시민문화회관을 123억 원에 매각해 군산예술의전당 예산으로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매년 그 계획은 무산됐다. 결국 시민문화회관은 지난해 10월부터 보수공사를 실시하며, 재운영 준비에 힘쓰고 있으나 시설 노후화로 보수 공사 예산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지역 문화예술과 소통…장기적 기획력 필요

 

이같은 양상이 지속되자 올해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근대역사문화벨트지역, 개복동 예술의거리, 청소년수련원 등 군산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지역문화예술사업에 대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군산시가 무분별하게 문화시설을 확충하는데만 혈안이라는 지적과 함께 각 사업들에 대한 책임감 있는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뿐만아니라 진부한 콘텐츠와 마케팅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속적으로 공연·전시를 유치하고 있지만 가시적으로 비춰지는 대규모 공연을 유지하기에는 관련 예산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민 A씨(군산시 지곡동)는 “대공연장의 공연이 없는 날에는 주변이 썰렁하고, 공연이 있는 당일에만 사람이 몰린다”면서 “관람객 수에 비해 적은 승강기와 높은 계단으로 인해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 아동과 함께 공연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부족한 편의시설 상태를 꼬집으며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

 

군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 김모 씨는 “군산예술의전당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큰 공연과 전시들을 콘텐츠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지역에 터를 두고 창작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소통에 큰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이어 “계속해서 기획되는 메이저 공연에 비해 실질적으로 지역 작가들이 나서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는 상태다”며 “이들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과 기획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산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 만큼 대관 수입보다는 양질의 공연과 전시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편의시설 또한 이용자를 위해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군산시는 내년 예술의전당 주변 새들공원에 총 사업비 12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6553㎡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배드민턴장을 신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 문이랑 음악 프로듀서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