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전북 정치권
현재 도민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한마디로 평가하기가 어렵지만 잘했다고 여기는 사람 보다 잘못 뽑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개중에는 선거기술자를 국회의원으로 잘못 뽑았다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전북정치가 실종 된 것 아니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깜도 안 되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 지역이 엉망진창이 됐다는 사람도 있다. 국회의원은 그래서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다.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여기에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입신영달만을 취하려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도 있다. 개인으로는 성공을 거둬겠지만 지역적으로는 불행하다.
지금 지역 분위기는 두 가지로 나뉜다. 초선들이 일 열심히 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 기회를 주는 게 낫다는 그룹이 있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데 방점을 찍은 것 같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초선들이 너무 정치력이 떨어져 존재감이 없다면서 차라리 이들 보다는 경험 많은 사람들한테 다시 기회를 주는 게 낫다는 쪽도 있다. 아직 선거가 1년 6개월 정도 남아 있어 한마디로 딱 부러지게 말하긴 곤란하지만 화두는 ‘존재감 없는 전북 정치권 어떻게 해야 할까’로 모아진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7명이나 무소속으로 단체장에 당선된 것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단체장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폭발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로 가다가는 그 누구도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 같다. 모두를 날릴 기세다. 젊은 피를 국회의원으로 뽑아줘봤자 제 역할을 못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역할보다는 계파 보스의 충견 역할만 한다고 힐난한다. 도내 초선들은 거의가 계파에 묶여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각개약진 하는 바람에 굵직한 지역현안을 협의하고 싶어도 힘이 모아지지 않는다.
최근 20대 국회를 노크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인구가 줄어든 2개의 익산 선거구가 어떻게 될지 전주가 현재 3개 선거구에서 4개로 될지 그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초선들도 경쟁자들이 표밭을 누비고 있어서인지 국감장에서 화력을 품어 댄다. 재선만 하면 하늘의 별도 따올 것처럼 의기양양하다. 전 국회의원이란 명함을 갖고 있는 입지자 중에는 권토중래를 노리지만 다시 기회를 잡기가 쉬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낙선 후 재기에 성공해서 큰 정치인으로 거듭난 경우도 있지만 지금 여론의 흐름으로 봐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흘러간 물로 어떻게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겠느냐는 것. 초선들한테 존재감이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구 정치인들한테도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배지를 달았을 때 그 사람의 능력이 모두 평가됐기 때문에 그렇다.
불만·불신 여론 잘 헤아려야
지역별로 입지자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깜도 안 되는 사람이 지역발전을 위해 크게 헌신할 것처럼 명함만 바꿔치기해서 호도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지금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도민들은 국회의원 깜이 된다 안 된다는 건 알고 있다. 무소속 단체장인 지역은 현역 국회의원이 고전할 것이다.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를 잘한 김관영 의원 정도나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앞으로 전북정치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키워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문제는 초선을 포함한 다선들이다. 공천요령을 잘 알아 조직관리만 잘한다고 차기가 보장되는 줄 알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여론이 광풍처럼 불어 닥치면 하루아침에 추풍낙엽 되는 건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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