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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숨

▲ 조경옥
밤이 길다

 

마을 어귀에서

 

별을 부르고

 

바람에 자신을 맡기며 늙어가는 한 그루

 

느티나무를 생각한다

 

나에게 오는 것,

 

내게 주어지는 것,

 

내게서 나가는 것 모두 모아 뭉뚱그려도

 

느티나무 작은 가지 하나 흔들지 못하리라

 

시간은 견디는 자의 것이다

 

외로움마저 달게 삼켰을 오래된 느티나무

 

그 숨을 쉬고 싶다, 길고 또 깊게

 

△조경옥 시인은 지난 1997년 〈시와 산문〉으로 등단했다. 시집 〈그곳이 비어있다〉, 〈말랑말랑한 열쇠〉, 〈가벼운 착각〉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회원, 광화문시인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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