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미술작가의 작품이 최초로 전북도립미술관의 소장품 목록에 포함돼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영신(66), 김쌍순(46) 씨다. 이들은 치유와 소통의 수단으로 미술을 활용하던 가운데 “큰 상을 받았다”며 뜻밖의 선물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도립미술관은 지난 주 올 소장품 수집 심의를 마무리하며, 장애인 작가의 작품 2점을 구입키로 결정했다. 예술의 영역을 넓히고 소장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불편한 여건 속에서도 비장애인이 보지 못하는 시각에서 제작된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한 조형성인 아르 브뤼(Art Bru, 원생예술)까지 제도권 미술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작품 가격은 각각 100만 원.
구입 대상이 된 이영신 씨의 ‘감할매’는 초가집 지붕 위에서 할머니가 막대기로 감을 따는 모습이다.
20년전 유방암을 앓다 4년 전 다시 재발한 이 씨는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렸다”며 “당시 1년 이상을 헤맬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 마음이 통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 때문에 오른손에 힘이 없었는데 6년 전 그림을 시작하면서 나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희망적인 그림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에 붓을 잡은 지체장애인 1급 김쌍순 씨도 “처음에는 기쁘기보다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놀랐다”며 “긍정적인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아 영광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의 작품 ‘공감’은 어두운 커튼 사이로 빼꼼히 밖을 내다보는 여성의 얼굴이 눈에 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을 표현했다.
도립미술관은 앞으로 소장품 예산의 1%가량을 장애인 및 아르 브뤼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데 할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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