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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모작 사업 우수 수행자에 선정된 김제 김미령씨 "마을 문화자원 발굴, 지역민과 공유 뿌듯"

짚신·대나무 피리 등 동네 어르신 '명인' 지정 / 학생·학부모 대상 체험 프로그램 운영 인기

김제시 금산면의 마을 회관에 비공식 마을 명인들이 모였다. 누군가에게는 대단치 않은 일로 비춰졌지만, 생계와 관련된 그 일을 기본 반년 이상은 해온 어르신들이었다. 3개월 뒤 그들은 모두 제 자리로 돌아가며 말했다. “살기 위해 한 일을 ‘기술’로 인정해줘 고맙습니다.”

 

김미령(51) 씨가 ‘세대 공감 문화 체험 200% 즐기기’를 주제로 진행한 문화 이모작 사업은 어르신들에게는 마을 명인이라는 자부심을, 청소년들에게는 전통 문화의 생생한 체험을 제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하는 2014 문화 이모작 사업 평가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상을 수상하며 유종의 미까지 거뒀다.

 

“처음에는 하지 않으면 안 되냐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았어요. 삶의 필요에 의해 한 일을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준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죠. 이제 프로그램이 끝나자 아쉬움을 털어 놓으시면서 다른 사업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시더라고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18일부터 9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김제시 금산면 용호리 구미 마을 회관에서 진행됐다. 짚신과 복조리, 나뭇잎 배, 한지 제기, 대나무 피리, 전통 매듭, 주먹밥, 쑥 개떡 만들기 등 모두 8개 주제에 9명의 마을 명인과 3명의 보조자가 참여했다. 김제를 비롯한 전주, 익산, 군산의 학생과 학부모 등 300여명이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문화 이모작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 자원을 스스로 발굴해 지역의 고유한 특색이 담긴 문화 기획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씨는 금산면이장협의회를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진행하고, 작은 음악회를 열어 문화 이모작 사업을 알렸다. 지푸라기와 싸리는 서리가 내린 뒤에 채취해야만 끊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 재료 확보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성행했다.

 

프로그램의 8개 주제 가운데 나뭇잎 배와 대나무 피리 만들기 체험은 인기가 높아 쏠림 현상까지 벌어졌다. 그 뒤로는 2개 부류로 팀을 나누고, 나뭇잎 배와 대나무 피리는 공통 체험 형식으로 진행했다.

 

김씨는 사업의 성과에 대해 “사업을 통해 금산면 청소년들은 아침을 먹고 발 도장 찍는 놀이터가 생겼고, 재주 있는 어르신들은 자발적인 문화 공동체 형성을 통해 생산의 주체로 전면에 설 수 있게 됐다”며 “마을 공동체 차원에서는 체험 후 이어지는 지역 문화 유적 안내로 홍보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 김제시 금산면 용호리 구미마을 회관에서 짚신 삼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마을 명인들에게 짚신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마을 명인들은 문화 이모작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금산면민의날과 김제지평선축제, 전북실버동호회축제 등에 참가해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면서 자긍심을 높여 나갔다.

 

사업을 완료하자 시원섭섭한 감정 가운데 어느 단어에 무게가 실리느냐고 물었다.

 

“과연 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 뿌듯하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 시원한 감정이 더 커요. 그런데 어느새 사업을 또 하려고 하네요.”

 

향후에는 지역 특성화 사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분야의 마을 명인을 발굴해 협동조합을 조직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발적인 체험장 운영을 통해 마을의 수익 사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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