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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거리 조성하는 전주 경원동 길 걸어보니…공사 늦어져 한눈팔다간 전봇대에 '꽝'

한국전통문화전당 인근 아직 10여개 남아 / 시민 통행 어려움…시 "4월 철거완료 예정"

▲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인근 인도 한 가운데에 전봇대들이 줄지어 늘어서 시민들이 대로변 가까이에서 걷고 있다. 추성수 기자

전통문화의 거리로 특화된 전주 옛 도심 거리, 인도 한복판에 전봇대가 줄지어 늘어서 시민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주시 경원동 한국전통문화전당 주변 거리에는 약 20~30m씩 간격을 두고 인도 가운데에 10여개의 전봇대가 늘어서 있다.

 

이곳은 전주시가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특색거리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거리 정비사업을 시작해 인도 설치와 함께 전봇대를 없애기로 한 구역이다. 이에 따라 일부 구역의 전봇대는 제거됐지만 현무1길 일대에는 전봇대가 그대로 남아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인도 곳곳에 불법주차된 차량도 적지 않아 시민들의 통행로는 더 비좁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심모 씨(43)는 “안전을 위해 설치한 인도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며“아이들과 손잡고 나란히 갈 경우 전봇대에 부딪힐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 복판의 전봇대에는 한국전력공사가 붙여놓은 철거 지연에 관한 사과문이 붙어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말까지는 전봇대가 모두 철거됐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설치 등 거리 정비사업 일정에 맞춰 전봇대도 당연히 철거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8·여)는 “공사 때문에 손님이 줄어서 장사하는 데 손해를 봤다”며 “거리 정비사업과 별도로 향후 다시 전신주 철거 사업을 하게 되면 또 손님이 끊길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경원동 일대 전선 지하매설과 전신주 철거 공사는 오는 4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 공사는 한전과 6개 통신사 및 전주시가 협약을 체결, 예산을 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주시는 공사 완료기간을 문서에 명시하지 않은 채, 4개월이라는 예상기간만 상정하고 사업비를 지불했다. 이에 따라 공사 완료시점은 확정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인도 복판 전봇대와 관련해서 민원이 많은 게 사실이다”면서 “현재 구간별로 전봇대 철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시민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약서상에 공사 완료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채 비용을 지불한 점은 문제가 있다” 면서도 “6개의 통신업체가 참여하고 공사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완공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민원이 많아 통신사에 공사를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KT 관계자는 “여러 통신사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굴착시기를 맞춰서 전선 매설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반을 여러 번 파헤칠 수가 있어 오히려 공사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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