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 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누리당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수정을 요구한 조항들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도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금명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는 2일 오후 원내 협상을 통해 합의안 도출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도 논의 대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정무위 수정안'에서 새누리당이 수정 필요성을 제기한 조항은 ▲가족 금품 수수 시 공직자 신고 의무(불고지죄) ▲법 적용 대상 가 족의 범위 ▲모호한 부정청탁 행위의 개념과 범위 등이다.
정무위안은 가족이 직무와 관련해 100만 원을 넘는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공직자 자신이 처벌받게 돼 있다.
또 금품 수수를 금지한 공직자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와 직계 혈족, 형제·자매,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배우자의 직계혈족·배우자의 형제·자매 등 민법상 가족으로 규정, 산술적으로 최대 1천800만 명의 국민에게 법이 적용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일종의 '불고지죄'로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가족 관계를 파괴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가족의 범위도 지나치게 넓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 같은 지적들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도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르면 이날 오후 극적인 협상 타결 소식이 들릴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인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자신이 반대하는 안이라 해도 여야 합의만 되면 법사위 상정과 표결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김영란법 협상이 타결된다면 3일 예정된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제정안을 처리하거나, 정밀한 조문 작업을 위해 여야가 주요 골자만 합의해놓고 4월임시국회에서의 처리 날짜를 아예 못박아 놓을 수도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 과정에서 우리 새누리당의 법사위원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오늘 오전 내가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야 당과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전날 밤 의원총회에서 일부 문제 있는 조항의 수정을 통한 조속한 법안 처리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도 이날 오후 협상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김영란법 주요 쟁점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최종 의견을 수렴한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수정안의 최대 쟁점이었던 '언론인과 사립 교원에 대한 법 적용'을 더 문제삼지 않기로 함에 따라 새누리당이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조정에 동의해줄 수도 있다는 유연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도 최대 쟁점이었던 언론사,사립학교 교원 포함 부분을 손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만큼 충분히 협상 여지가 있다.
가족 관계와 가족 신고 의무 등에 대해서는 우리 쪽도 검토할 여지가 있다"면서"지금으로선 타결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합의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합의가 안 되면 정무위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무위 소속인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새누리당의 요구에 대해 "타협 가능한 안"이라며 "새정치연합도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수정한다는 데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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