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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취임 이종민 교수 "전주입성일~화약일 기념주간 각종 행사 열 것"

100주년 때부터 꾸준히 활동 / 혁명기록 유네스코등재 추진 / 강좌 개설·학교 교육 연계도

이종민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이사장 취임 소감으로 “운이 좋다”는 표현을 했다.

 

가장 큰 이슈였던 기념일 제정 논의가 진통 끝에 전주화약일로 정리됐고,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 조성이나 지도자 유골 안장 등도 결정이 된 상태여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의 기반이 탄탄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가장 필요할 때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럴 때 중책을 맡게 돼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좀 두렵기도 하다”면서도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기념사업 성과로 정리될 수 있는 것들이어서, 그런 면에서 운이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였다. 10진수를 쓰는 지금에야 120이라는 숫자가 어색하지만, 60갑자를 기준으로 해를 셌던 동아시아 사회로서 ‘2주갑’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대단한 것이었다.

 

2주갑을 넘긴 것이 아쉽기는 해도, 그럼에도 최근에 기념일이 전주화약일로 결정이 된 것은 다행이라고 이 교수는 언급했다. 특히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날을 기념일로 함으로써 지역 간의 갈등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서 추진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물었다.

 

가장 시급한 것은 법인의 자립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금이 많이 확충돼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기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회원 수를 늘리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주입성일(5월 31일)과 전주화약일(6월 11일) 사이를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시민 강좌, 유적지 탐방 걷기 대회, 학술대회 등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임기 내에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들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북대 인문대학 학장이라는 위치를 활용해 동학농민혁명 관련 강좌를 개설하거나 전북도교육청과 협의해 학교 교육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이라기보다는 ‘꿈’에 가까운 구상도 내놓았다.

 

“세계혁명박물관을 만들고 싶어요. 프랑스 혁명, 중국의 태평천국운동, 러시아 혁명과 같이 세계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혁명들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그 가운데서 동학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고민하는 그런 공간을 전주에 만들어놓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영문학자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입장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의 중추에 서왔다. 1991년에 신명국 현 원광학원 이사장과 함께 ‘동학농민혁명 백주년 기념사업회(약칭 동백사)’를 제안했고, 기념사업회 내에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는 “전공이라는 것은 편의상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영문학자라고 해서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영문학자가 기념사업을 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더 귀를 기울이는 면도 있다”면서 웃었다.

 

이 교수는 10일 오후 5시에 고궁 전주본점 2층에서 취임식을 갖고 (사)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권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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