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폐막식 종합경기장 / 주 상영관 CGV효자점 / 영화거리선 전시·공연 / 200편 중 27% 여성 작품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영화제)는 지난달 31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연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외연의 확장을 강조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속에서 별도의 행사 없이 관객 동원에 성공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확장을 통한 도약을 선언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대중성을 강화하는 한편 행사장의 범위를 넓혀 변화를 꾀했다. 이날 전주시장인 김승수 영화제 조직위원장, 고석만 집행위원장, 김영진·이상용·장병원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올 영화제에 대해 설명했다.
△행사장 확대…집적화 낮아 교통대책 관건
다음달 30일부터 5월9일까지 열리는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 교체다. 지난해까지는 전주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는 공간의 부족 등의 이유로 올해는 영화의 거리, 전주종합경기장, CGV전주효자점에서 치른다. 개막식과 시상식, 야외 상영, 부대 행사 등은 종합경기장에서 진행해 시민의 접근성을 높인다. 한옥마을과 영화의 거리의 과포화로 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상영장을 위해 종합경기장을 선택했다는 것.
주상영관인 CGV전주효자점에서는 최신기술을 갖춘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게스트와의 만남도 함께한다. 영화의 거리는 일반 상영과 함께 이벤트, 전시, 공연 등이 이뤄진다. 그동안 영화인들로부터 기존 극장과 삼성문화회관의 화질·음질이 열악하다는 불만을 접수한 만큼 이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영화제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기존 영화의 거리를 중심 축으로 했던 것을 확장해 종합경기장과 CGV전주효자점를 잇는 삼각벨트로 시민이 좀더 참여하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행사장의 교체에 따라 교통 대책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또한 종합경기장의 경우 상영은 저녁 시간에만 이뤄져 휴식공간과 부대 행사 등의 유인책이 요구됐다.
영화제 안영수 사무처장은 “경기장에 지프 라운지를 설치하고 각종 공연을 준비해 낮에도 볼거리를 만드는 한편 셔틀버스 노선을 조정하고 대중교통의 정보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험성과 대중성의 확장
올 영화제는 레바논 소년 병사를 모티브로 한 ‘소년 파르티잔’을 비롯해 모두 200편을 상영한다.
주요 경쟁 부문인 국제경쟁은 ‘전쟁을 준비하라’, ‘포 더 플라즈마’ 등과 같이 묵시록적인 메시지를 담은 세기말적 현상에 대한 젊은 감독의 시선을 볼 수 있다.
한국경쟁은 출품작 118편 가운데 극장 개봉 가능성과 형식적 특징을 갖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소년’ 등의 10편을 선정했다. 상영시간이 짧아진 한국 단편경쟁은 609편 가운데 20편을 추렸다. 우리 사회의 가족, 폭력 등의 문제를 다룬 ‘폭력의 틈’, ‘열린 사회와 그 적들’과 같은 작품이 두드러진다.
대중성이 강한 프로그램인 시네마페스트는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가 눈길을 끈다. ‘모모이로의 여고생 합창단’은 일본 걸그룹 모모이로의 멤버가 주인공인 청춘영화다. ‘마태 수난곡 스토리’는 바흐의 교향악을 시각화했다. ‘미소노 유니버스’, ‘더 라스트 해머 블로우’, ‘패션 오브 어거스틴’ 등도 있다. 이 밖에도 미스테리한 스릴러와 인생의 여정을 다룬 작품 등이 선보인다.
더불어 200편 가운데 27%가 여성감독의 영화로 현대사회의 문제를 여성의 목소리로 풀어낸 시도도 담았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는 그리스 뉴웨이브 특별전과 아르헨티나 영화의 현대성을 주도한 마르틴 레트만 감독전, 중국 왕빙 감독전으로 구성했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 기조와 관련 주제와 형식의 확장이 전체 프로그램에 걸쳐 고루 포함됐다”며 “가장 대중적인 작품에서 하드코어한 영화까지 포괄해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교육 프로그램 신설
올 영화제는 교육을 접목한 시네마톨로지를 신설했다. 지난해 영화와 감독의 역사에 대한 작품을 모아 상영했던 일부분을 별도로 프로그램에 넣었다. 골수 영화팬을 고려해 관람 뒤 강연도 이어진다.
올해는 로버트 알트만,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풀 샤리츠, 울리히 자이덴, 알렉산더 소쿠로프가 그 대상이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통한 교육으로 영화의 역사를 담은 작품을 통해 관객이 관련 지식을 쌓도록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야외 상영도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나왔다. 가족 단위로 관람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숀 더 쉽’, 배우 헬런 헌트의 연출작 ‘라이드’ 등이 상영된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대중성과 실험성을 모두 강화해 하나의 축제로 모았다”며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첫 국제영화제인 만큼 영화의 최전선을 프로그램화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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