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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 넓혀가는 '통합 암치료'

▲ 이종훈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기존 의학은 암을 공격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수술이나 항암제, 방사선 치료와 같은 공격적인 외부 치료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했다. 반면 한의학은 인체의 면역력을 활성화시켜 자연적인 병의 소멸을 유도한다.

 

암 환자들은 현실적으로 기존 의학을 선택하게 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공격적인 암 치료가 가시적인 성과를 더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수술이나 항암제가 빠르고 극적으로 암세포를 없애거나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전이와 재발이 나타나며,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게 되어 공격적인 치료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암센터들이 한의학을 비롯한 기존 의학과 다른 치료법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존 의학과 한의학을 비롯해 전통의학은 환자를 볼 때 중요시하는 관점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침이나 약물이 가져다주는 효과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전통의학적인 인체를 하나로 보는 관점 자체가 환자 치료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기존 의학에 이런 치료법들이 도입된 통합의학은 그래서 주목받고 있다.

 

통합의학은 기존 의학보다 환자의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공격적인 치료 못지않게 회복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암으로 인한 증상이나 치료과정 중의 증상이 참고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가 아니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암 증상이나 암 치료 부작용 증상 완화가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 기간을 늘려 준다.

 

웃음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로 인해 웃음치료가 암 치료 현장에 도입되었고, 음악치료는 감정을 완화시키고, 암환자가 종교를 갖는 것을 권장하기까지 한다. 기공과 명상 또한 몸을 움직이고 정신적 집중을 늘려주므로 암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치료들을 하면 무시당하거나 이단 취급을 받는 시기도 있었으나 지금은 가장 앞서가고 권위가 있다는 미국의 대형 암센터에서 이같은 치료를 시행하고 있고, 이들의 연구결과가 SCI급 학술지에 실리고 있다.

 

한편, 이런 내용들은 이미 수천년 한의학에서 오랫동안 언급되었던 내용이다. 기공이나 명상, 몇 가지 양생법의 경우가 그러하다. 오음(五音)이라 하여 소리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였으며, 오미(五味)라 하여 음식에 따라 증상이 완화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몸이 여러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치료와 마찬가지로 중요시했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의사는 병이 나타나기 전에 치료하는 의사이며, 이는 현대 암 치료에서 조기검진과 예방이 가장 의미있는 생존율 증가를 나타낸 점과 일맥상통한다.

 

기존 의학이 한의학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정책적인 지원도 있지만 편견을 제외하고 계량화하였고 재현이 가능하도록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진단과 치료기술 모두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시적인 면을 추구하며 계량화에 실패한 것을 비과학이라 치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현대화가 되면서 거시적 관점의 내용을 미시적 관점에서 점점 증명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합암치료는 더 많은 증명된 이론을 토대로 주류 의학이 될 것이며, 암과 환자의 상태, 외부 환경을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의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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