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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와 통합 암치료

▲ 이종훈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10년 전 기존의학에서는 4기암, 특히 전이암의 경우 고식적인 항암제 외에는 별다른 치료를 시행하지 않았다. 특히 증상 개선에 관해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또한 기존의학의 의료진이 한의학을 포함한 대체의학적 치료에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당시 한방 암치료는 대부분 말기암 환자의 관리에 해당됐다. 6개월 이내의 생존 기간을 판정받고 오신 분들을 얼마나 증상을 개선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생존기간을 늘려주느냐가 치료의 핵심 과제다.

10년이 흐른 지금 기존 의학계는 그동안 무의미하다고 여겨졌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의 많은 대형 의료기관은 완화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대형 암센터는 경쟁하며 환자를 위해 가능한 것을 최대한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암 관련 요양병원에는 한의사가 상주해 협진을 시행하는 곳이 많아졌다. 예전 같았으면 “집에 가라”고 했을 4기암, 전이암 환자들에게도 가능한 여러 치료 방법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중증환자 5% 본인부담이나 조기검진 등 제도적인 발전도 있었다. 환자도 생존 기간 연장보다는 완치를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환자는 발견 당시 4기암 환자이며, 암 환자의 상당수는 치료 과정에서 암의 전이가 발견돼 말기암으로 판정받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비해서 이런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와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수술 및 시술이 이루어지지만, 암이 장기적으로 몸을 손상시키는 부분에 대해선 특별한 대책이 없고 비교적 덜하다고는 하지만 공격적인 치료를 통해 근본적으로 질환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나아가는 것은 여전하다.

한방 암치료가 추구하는 방법은 면역을 유지하는 항상성의 회복에 있으며, 이로 인해 암에 대한 자연 면역력의 극대화로 암을 공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말기암 환자는 암을 만성 소모성 질환처럼 오래 앓아 왔으며, 뚜렷하게 보이는 암세포가 여러 부위에 존재하며 이로 인한 증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암성 악액질로 인한 식욕부진과 체중저하, 암성 피로, 암성 통증과 같은 증상이 잔존암 제거한 환자와는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하다.

암성 악액질로 인한 식욕부진, 체중저하에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이다. SCI급 국제 학술지의 연구 결과에서 40일 이상의 입원치료를 받는 환자가 외래 환자보다 더 큰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면 증상 개선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성 통증은 전에도 기술했지만 단순히 침이 효과적일 뿐 아니라 진통제와 침을 병행한 경우 단순 진통제 치료보다 더 높은 통증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약침을 사용할 수 있어 통증 억제가 더 용이해졌다. 암성 피로에는 많이 알려진 경혈점인 합곡, 족삼리를 응용한 침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암성 피로는 암 자체에서 유발하는 피로와 기존의학의 암 치료 과정으로 인한 피로가 있는데, 둘 모두에서 침 치료가 효과가 있다.

말기암 환자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환자의 상태가 가만히 놔둘 경우 악화하기 때문이다. 더 어려운 이유는 암으로 인한 증상이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신적인 치료 의지를 점진적으로 꺾기 때문이다. 최근에 웃음치료나 음악치료, 명상이 조명을 받는 이유도 정신적인 치료가 육체적인 면역 활성화로 연결된다고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암치료는 한방 암치료의 방법과 최근 기존의학의 적극적인 치료법, 다른 대체의학적 치료을 모두 도입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장점을 극대화시켜 환자의 증상 개선 및 완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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