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이 발표 직전에 갑자기 연기돼 그 배경이 주목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30일 개최할 예정이던 '국민연금 관리·운용체계개선방향 토론회'를 다음달 22일로 연기한다고 29일 밝혔다.
보사연은 28일 오후 늦게 토론회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토론회에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과 연금제도의 개편에 대한 정부안이 발표될예정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개편안은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보사연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사실상 복지부 입장과 마찬가지다.
보사연은 개편안을 보완하기 위해 토론회 시기를 늦춘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토론회 연기 배경에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사연은 토론회 사흘 전인 27일만 해도 보도자료를 내고 토론회 참가를 독려했지만 하루 뒤인 28일 갑자기 토론회를 연기했다.
토론회에 앞서 공개된 잠정 중간 개편안에는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를 별도의 공사로 따로 떼내 복지부 산하의 독립 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고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별도의 사무국을 거느린 상설기구로 만드는 방안이 담겼다. 복지부 차관이 주재하던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복지부 장관 주재로 격상시켜 연금과 관련한 전반적인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 재정추계와 제도개편은 국민연금심의위가, 기금투자정책과 자산배분결정은 기금운용위가, 실제 기금투자는 기금운용공사가 삼두마차로 각각 나눠서 맡는 방식으로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잠정 개편안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잠정 개편안은 공사화되는 기금운용본부를 복지부 산하에 두도록 했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기획재정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논란에 대해 김기남 복지부 국민연금 재정과장은 "보사연이 해외 사례 등을 모으고 논리를 보완할 부분이 있다며 토론회 개최를 연기하겠다고 요청한 것"이 라며 "복지부가 의뢰한 개편안이 발표되는 자리이기는 하지만 토론회 일정을 늦춘 것은 복지부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보사연 역시 토론회를 갑자기 연기한 데 대해 "발표될 개편안의 일부 내용을 두고 공동 발제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종욱 보사연 미래전략연구실장은 "기금운용공사의 법인격을 어떤 성격으로 할지, 상설기구가 될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을 누가 임명할지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4명의 발제자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며 "재논의해 통일된 의견을 담은 개편안을 내놓고자 토론회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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