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주도, 전주·중앙·완산초에 곤지중 동참 / 학교간 협력, 공동 캠프·멘토링·마을축제 등 열어
원도심 공동화현상을 학교 활성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취지로 2013년 5월 전주에서 교육공동체 운동이 시작됐다. 학교가 바뀌면 마을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이 운동은 시작된 지 3년만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우수 사례가 되었다. 전라북도교육청이 원도심학교 살리기를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물론 광주·인천·서울 등에서도 벤치마킹이 잇따랐다.
시민단체가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 전주초등학교와 중앙·완산초등학교 등 3개 학교에서 시작한 운동은 곤지중학교로 확대되었고 마을공동체 형성의 구심이 되어가고 있다. 원도심교육공동체 성공의 핵심은 역시 변화와 소통이다.
교사와 학부모·문화 및 생태교육 전문가들, 그리고 원도심 작은 학교의 아이들도 둥글게 둥글게 교류하고 지혜를 모으고 있다.
우선 원도심 작은 학교의 교사들은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과 입시중심 교육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1등 교육이 아닌 공동체교육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깨닫게 하는 교육을 찾는다. 두 번째는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과 생태교육으로 마음의 힘을 길러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이겨내고 회복할 줄 아는 아이로 길러내기 위해 정서교육기획단을 꾸려 연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 중앙교육공동체, 완산골교육공동체와 같은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좀 생소할 것 같은 회의를 하고 마을답사도 다닌다.
특히 아이들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마을축제를 열기도 했다. 완산골학부모동아리는 안전한 등굣길 만들기 사업이 2015 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 중이었고, 중앙초등학교 학부모 동아리는 방과후활동 프로그램을 맡아 준비가 한창이다.
아이들도 손을 맞잡는다. 시범 사업 대상이 된 전주초등학교와 중앙·완산초등학교 아이들은 초등학교때부터 만나고 함께 뛰논다. 학교와 상관없이 모두 친구가 되기 때문에 중학교에서 다시 만나도 거부감이 없이 잘 어울리게 된단다.
3학년이 되면 공동캠프를 다녀온다. 1박2일의 캠프기간에는 학교의 경계 없이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5학년이 되면 공동예술활동을 통해 다시 만단다. 그리고 6학년이 되면 중학생이 될 준비를 하기 위해 인생의 멘토를 만나는 자리를 함께하게 된다. 아이들은 국회 안철수 의원과 프로축구 이동국 선수를 만나 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의 전주 원도심교육공동체 운동의 결과로 전주 원도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초등학생 감소추세가 둔화되었다고 한다.
이들 원도심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특별한 이야기가 많다.
우선 어린이기자단을 들 수 있다. ‘도란도란’은 원도심 학교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어린이 신문의 이름이다. ‘도란도란’에는 원도심지역 각 학교의 소식과 원도심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보물들이 소개된다. 원도심의 보물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지역을 좀 더 상세하게 알아가게 되고 천년 전주의 뿌리인 원도심 지역에 애착을 갖게된다.
또 중앙초등학교에는 요리교실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완산초등학교는 목공교실이 문을 열기로 했다. 곤지중학교에서는 제과제빵 교실을 마련했다. 노작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워주는 활동이 학교교육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작은 학교들은 그 시설을 모두 만들 수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러나 원도심교육공동체에서는 문제가 되지않는다. 각 학교별로 체험교실을 만들고 교육공동체내에 있는 학교들끼리 그 시설을 서로 공유하기로 교장단 회의에서 합의했다.
● [전주 '완산골 밴드'] '행복한 학교' 학부모·주민 공동체 활동
아이가 등교하자마자 예성이 엄마는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 가는 길에 동네 언니들과 목욕탕 사장님까지 차에 태우고 가려니 마음이 바쁘다. 5명의 손님을 태우자 차안이 시끌벅적하다. 설레는 마음 때문인지 종달새 마냥 재잘거리는 모습에 예성이 엄마도 덩달아 신이났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연습실 문을 열었다.
예성이 엄마는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주 완산골교육공동체에 참여하게 되었다. 일부 젊은 학부모들이 아이 학교를 위해 신도심으로 이사를 갔지만 예성이 엄마는 완산동을 고수했다. 그리고 요즘 그런 선택을 한 스스로를 참 잘했다고 칭찬하고 있다.
예성이 엄마 수진씨는 지난해 완산골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질 때부터 참여했다. ‘완산초 행복찾기’란 이름으로 전주 완산초등학교의 학부모와 교사, 완산동 주민, 그리고 생태교육과 열린 교육에 관심있는 전문가 몇 명으로 시작된 모임이 이제는 바로 옆 곤지중학교 교사와 학부모들까지 참여하는 그야말로 ‘완산골교육공동체’가 되었다.
학교가 달라지니 학부모들도 달라지고 있다. 2014년 한해 동안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보고자 이런저런 공부를 하고 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진 옥천, 서울, 고산 등 전국 곳곳을 다녀왔다.
행복한 학교는 행복한 마을 속에 있을 때 지속가능하고 더욱 빛나게 된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깨달았고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 이름도 짓지못했지만 가칭 ‘완산골 밴드’가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투구봉에 봄꽃이 만발한 4월, 완산동에 봄바람이 가득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