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작가 작품 184권 / 역사·사회적 배경 해설 / 8일 전주 르윈호텔서 출판기념회
국내 대표적인 대하소설과 대하 역사소설을 한 권에 망라한 책이 나왔다.
평론가인 장세진 작가(61)는 42번째 저서로 <한국대하역사소설론> (북매니저)을 펴냈다. 방송·문학·영화 등의 분야에서 평론가로 활동하는 그가 20여년간 대하소설을 다룬 글을 모아 7번째 문학평론집으로 엮었다. 한국대하역사소설론>
저자는 서론에서 <임꺽정> 과 <아리랑> 으로 대하소설과 역사소설에 대한 개념 정리를 통해 이해를 도왔다. 그는 근대 이전의 역사적 배경과 소재를 다룬 역사소설로의 대하소설을 정의했다. 아리랑> 임꺽정>
이후 전체 3부로 나눠 조정래 작가의 <한강> · <아리랑> · <태백산맥> , 박경리 작가의 <토지> , 이문열 작가의 <변경> , 홍명희 작가의 <임꺽정> , 황석영 작가의 <장길산> , 김주영 작가의 <객주> · <화척> · <야정> , 최명희 작가의 <혼불> 등 작가 16명의 소설 184권을 한 권에 압축해 해설했다. 혼불> 야정> 화척> 객주> 장길산> 임꺽정> 변경>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저자는 자신이 대하소설에 빠지게 된 계기로 <장길산> 을 꼽았다. 작심하고 대하소설을 읽는 매력으로 “대하소설은 역사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렬한 성취 동기로 다가왔다”며 “비극적인 이 땅의 역사를, 뒤틀린 사회 현실을 환기하는 힘이 있다”고 밝혔다. 장길산>
대하 역사 소설을 강조한 저자는 소설 속 과거가 현재와 미래로 작용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각 소설의 배경을 통해 당시를 비췄다. 일제시대, 분단, 근대를 기록한 문학적 역사에서 시대를 읽는다. 또한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사와 인물간 관계를 살피고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곁들였다.
<한강> 의 경우 일제시대를 다룬 <아리랑> 과 6·25전쟁 전후를 다룬 <태백산맥> 에 이은 ‘우리나라의 뒤틀린 역사를 살피는 대하소설의 완결판’이다. 저자는 소설에 나타난 민중의 삶과 권력에 기생한 극소수 지배계층을 비교하며 ‘거울의 역사’로서 기능하는 대하소설의 힘을 입증한다. <한강> 에서 저자는 ‘당시 총체적인 부실이 대다수 민중을 옥죄는 참으로 지랄같은 시절’을 본다. 그는 이 소설이 해방 정국에서 친일파가 그대로 사회 모든 분야의 기득권이 되고, 독립운동가가 천대 받는 현실과 개발시대의 빈부격차를 두 축으로 삼고 있다고 해석한다. 기회주의적 기득권층, 악덕 기업주와 빼잇긴 자들의 보상심리를 그리며 그 성취를 통한 독자의 카타르시스를 설명한다. 한강>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소설에서 독립투사의 손자인 ‘허진’은 경제적 여러움 속에서 냉대와 차별을 받는다. “나라 위해 좋은 일 하면 뭘 해. 집안만 폭싹 망하는 걸”이라는 통속적인 평가가 이를 축약한다.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채 맞이한 분단의 악령들’이 득세하는 시대에서 일제시대 순사로, 자유당 시절 국회의원으로 지내다 5·16 이후에도 변함 없이 지위를 지키는 ‘강기수’는 자신의 부와 명예를 아들에게까지 물려주기 위해 정치 공작을 일삼는다. 더불어 ‘개발 독재에 빌붙어 근로자들을 수탈하고 탄압’하는 ‘박부길’과 같은 인물은 역사적 비극미를 더한다고 풀이한다.
저자는 <한강> 이 재미있는 이유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사건 전개, 전라도 사투리의 육담·욕설을 포함한 찰진 언어, 전반적으로 무겁고 침울한 작중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유머, 익히 공감하고도 남을 세태 꼬집기, 인간사의 서사성과 조화를 이루는 적절한 자연 묘사 등도 소설의 미덕이라고 꼽는다. 한강>
다만 잦은 해설적 표현방식, 너무 많은 등장인물로 밀도감이 떨어지는 점, 해촌댁·황춘길·서동철 등 갑자기 행적이 끊겨버린 인물로 인한 매끄럽지 못한 사건 전개 등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시대적으로는 ‘환’을 ‘원’으로 바꾼 화폐개혁이 빠진 점도 덧붙였다.
장세진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상고와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서남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83년 서울신문사 제2회 방송평론 공모에 당선된 뒤 평론 활동에 입문했다. 현재 한별고 교사며, 한국문학협회 전북지부 평론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회갑을 맞은 기념으로 펴낸 이번 책의 출판기념회는 8일 오후 5시30분 전주 르윈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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