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제205회 정기연주회 자리에서다. 영국 출신 저명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이안 홉슨’(Ian Hobson) 서울대 음대 교수가 객원 지휘한 이날 공연에서 전주시향은 베토벤의 곡들을 무대에 올렸다. 레오노레 서곡 제3번과 피아노 협주곡 3번, 교향곡 3번 ‘영웅’ 등 정규 프로그램 외에 앵콜곡으로 베토벤과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3B 작곡가’인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1번’을 선곡해 독일음악 레퍼토리를 유지했다. ‘3B’는 바흐·베토벤·브람스를 일컫는다.
선율 하나하나를 고치고 또 다듬어 만든 베토벤의 곡들인 만큼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순간의 정적에도 긴장이 흘렀다. 모차르트의 곡으로 흥겹게 시작했던 전주시향의 지난 정기연주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영웅 교향곡’을 듣기 위해 각 곳에서 모인 관람객들은 선율이 전하는 ‘말 없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며 다들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공연을 관람한 이정인 씨(59·여)는 “라이브 연주로 베토벤 3번 교향곡을 듣기는 처음인데, 곡이 전하는 인간 내면의 기쁨과 슬픔을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며 “확실히 스케일이 큰 곡이어서 그 긴장감에 감상하는데 상당한 체력을 요했다. 연주자들은 더욱 수고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홉슨 교수는 이날 그랜드 피아노의 덮개를 제거한 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직접 연주·지휘했다. 일부 관객에게는 다소 새로운 광경이었다.
이광진 전주시향 단무장은 “김대진 수원시향 상임지휘자나 다니엘 바렌보임 등 유명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며 “홉슨 교수와 시향 단원들의 호흡이 아주 잘 맞은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홉슨 교수는 첫 방문한 전주에 대해 ‘포근한 기운이 느껴지는 도시’라 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연 이튿날인 14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편 전주시향은 이날 객원 연주자를 15명 사용했다. 또한 객원 악장을 순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질적인 상임단원 부족 문제를 다시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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