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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전북대 교수 '미치거나 즐기거나']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 잃지말아야

현장서 느낀 지역문화비평서 / 본보 게재한 오목대·칼럼 등 총 90여편 모아 메시지 전달

이종민 전북대 교수(영문학)는 전주와 전북문화의 파수꾼이다. 그는 전주와 전북문화의 오늘이 있기까지 종횡으로 활동해왔다.

 

1987년 ‘비판적 아카데미즘’을 내세우며 호남사회연구회를 출범시켰으며, 월간 지역문화 전문지 <문화저널> 의 편집위원·주간으로 활동하며 역사테마기행인 ‘백제기행’을 비롯하여 지역의 역사와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기획을 주도했다.

 

1991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사업을 제안하여 기념사회를 탄생시켰으며, 현재 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에는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으로 전주전통문화정책을 국가사업에 반영시켰으며, ‘천년전주사랑모임’상임이사로 활동하며 전주의 문화를 고민해왔다.

 

그의 30년 문화적 내공이 책으로 묶어졌다. ‘이종민의 秋水客談’ <미치거나 즐기거나> (이지출판). 저자가 문화현장을 누비며 느꼈던 생생한 지역문화비평서다. 전북일보 ‘오목대’코너에 실은 80여편의 글과, 예전에 썼던 10여편의 칼럼을 모았다.

 

칼럼의 성격상 긴 글이 아니지만, 편편마다 오늘의 우리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저자가 특히 주목해온 전주의 전통문화와 관련, 전주 한옥마을·한옥마을 내 공간들·경기전·전라감영·국립무형유산원 등 지역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가꾸어야 할 지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 수에 취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의 꿈을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일갈하고 있으며, 장사논리에 밀려 여유와 기품을 자랑하던 한옥마을이 먹거리 난장으로 변해가는 현실도 개탄했다.

 

전라감영 복원에 대해 필자는 진정 어린 복원을 통해 관광명소로 거듭난 일본의 가나자와 성(城)을 사례로 들며 과거로의 단순한 회귀가 아닌, 미래로의 당찬 발걸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메스를 댔다. 구직난, 망국적 영어 공용화 정책, 박사 실업대란, 잘못된 선거문화, 세월호 십자가, 노블리스 오블리제, 위기의 지방대학, 인재육성 타령 등 칼럼 제목만으로도 필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또 ‘한 줄 서기’ ‘나무가 아니라 숲을’ ‘군자불기(君子不器)’ ‘아름다운 동행’ ‘죽은 시인의 사회’ ‘사회적 참살이’ ‘홀로 함께 하는 길’ ‘생의 마지막 말’ 등의 칼럼을 ‘일상의 기적’이라는 테마로 묶어 소소한 삶에서 감동을 찾았다.

고향인 완주 화산의 텃밭에 매실나무를 심어 매년 두세 차례 ‘작은 음악회’를 열어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저자는 고향 근처 카페에서 매달 ‘이종민의 음악이야기’를 열고 있는 사정도 소개했다.

 

여러 음악회에서 느낀 소회들을 사회 현상과 연결시키는 칼럼들이 ‘지울 수 없는 노래’테마에 묶였다.

 

“감히 선비를 자부하지는 못하지만 흉내는 내고 싶다. 만물을 아우르는 큰 도량이야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소소한 것 아끼며 챙겨 주는 작은 생명사랑(仁)의 마음은 잃고 싶지 않다. ”

 

저자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남긴 선비가 갖춰야 할 두 가지 덕목에 빗대며 그런 꿈과 소망으로 책을 내게 됐다고 책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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