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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함께하는 문화재 힐링 여행

소나무는 장수의 상징 / 전북 5그루 천연기념물 / 곧게 뻗은 자태에 감탄

▲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
얼마 전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 1위(46%)로 소나무가 꼽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 일상생활에 널리 이용되며 가장 친근한 나무이다.

 

소나무는 예로부터 장수(長壽)의 상징이었으며, 온갖 역경 속에서도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남원 천년송이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이라는 것을 보고 전라북도에는 또 어떤 소나무가 있는지 궁금해져 찾아보았다. 우리 도에는 5그루의 소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 남원 지리산 천년송(수령 약 500년), 전주 삼천동 곰솔(약 250년), 고창 선운사 도솔암 장사송(약 600년), 장수 장수리 의암송(약 400년), 무주 삼공리 반송(약 350년)이 그것이다.

 

푸른 5월, 청명한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나들이하기에 좋은 계절, 이를 찾아 떠나 보기로 했다.

 

지리산 뱀사골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천연기념물 제424호 지리산 천년송을 볼 수 있었다. 천년송은 기품 있는 모습으로 500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도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있다. 멀지 않은 곳에 한그루의 나무를 더 볼 수 있는데, 두 나무를 보고 있으면 오랜 세월을 함께 늙어 가는 노부부의 정다운 모습이 느껴진다.

 

천년송의 정다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얼마 전 보았던 전주 삼천동 곰솔(천연기념물 제355호)이 떠오른다. 10여 년 전 만해도 무성한 가지로 넓은 품을 가졌던 곰솔은 2001년도 개발 이익을 노린 누군가의 독극물 주입으로 ⅔가량의 가지가 죽었다. 약해진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홀로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소나무의 강직한 기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다.

 

고창 선운사 도솔암 앞에는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이 있다. 이 나무 앞에는 장사송이라고 새긴 비석이 놓여 있는데, 비석의 뒷면에는 “수자리 떠난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다 지쳐 쓰러진 망부의 한의 숨결이 여기 쓰였도다”라고 새겨져 있다. 비문을 읽고 다시 장사송을 보니 장사송의 위로 곧게 뻗은 모습이 마치 남편이 오는지 보려고 목을 길게 뻗는 아내의 모습처럼 보였다.

 

장수 장수리에는 줄기가 시계방향으로 뒤틀어져 나선형을 이루고 있어 늠름하고 당당한 모습을 지닌 의암송(천연기념물 제397호)이 있다. 의암송은 의암 논개의 충절을 담고 있는데 그 모습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논개의 비장함이 느껴진다.

 

이어서 장수군에서 제공하는 ‘충절의 여인 논개와 함께 떠나는 장수 역사 문화 탐방’코스를 따라가면 논개와 함께 장수3절(三絶:절개를 지킨 3인)을 만날 수 있다.

 

임진왜란 시 왜적의 침입에 맞서 문묘를 지킨 정경손의 의로운 뜻을 기리는 정충복비(문화재자료 제38호)와 주인을 따라 죽은 충성스런 백씨의 의리를 널리 알리고자 세운 타루비(기념물 제83호)를 만날 수 있다.

 

덕이 많아 너그러운 덕유산 바로 아래에는 약 350년 된 반송이 있다.

 

무주 삼공리 반송(천연기념물 제291호)은 풍성한 가지와 잎이 마치 우산을 펼쳐 놓은 듯한 모습으로 반송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덕유산을 오르다 보면 길 한 켠에 세워진 비를 볼 수 있는데, 구천동계곡 중에서 유일하게 햇빛을 볼 수 있다는 이곳은 보성 오씨의 효열을 기리기 위한 비가 세워져 있다.

 

어디에서나 언제나 푸른 소나무를 둘러보니, 세상 걱정과 잡념에 이리저리 휘둘렸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어지러운 경쟁 속 부담감을 떨치고 새로이 굳게 서고 싶다면, 소나무를 찾아 떠나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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