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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 전북의 미래로 가는 문

▲ 이상직 국회의원·전주 완산을
요즘 대한민국은 많이 아프다.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로 지역경제가 심하게 아프고, 여야 합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정치권이 삐거덕거리면서 민생은 피곤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전주를 찾는 방문객이 다시 늘어나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소식에 희망을 찾는다. 고속버스와 KTX를 타고 수도권 방문객들이 전주를 찾고, 그 사람들이 다시 전북의 곳곳을 찾아가고 있다. 맛과 멋의 고장인 전북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중국의 15억 인구, 나아가 동남아까지 30억 시장을 끌어안을 수 있는 상상을 해보자.

 

지역경제 활성화 이끄는 청주공항

 

그동안 필자는 전북을 생각할 때마다 아쉬운 대목이 너무 많았다. 전북의 지도자들은 낙후 전북, 미래 전북만을 외쳤을 뿐 새로운 미래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사이에 전북은 점점 쪼그라들었다. 인구는 230만명에서 170만명으로 줄었고, 전북경제 규모는 전국대비 2% 경제로 추락했다. 지방자치 20년 동안 전북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4조7000억에서 42조2000억으로 27조4000억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에 200조원 이상 증가한 서울은 빼더라도 이웃 충남은 78조원이 넘는다. 수치를 하나씩 비교하지 않더라도 전북이 꼴찌다.

 

원인이 무엇일까. 전북의 미래를 조금도 내다보지 못한 탓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꼽자면 국제공항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대중 전 대통령시절 청주와 양양, 그리고 전주권 신공항이 추진됐다. 세월이 흘러 전주권 신국제공항은 백지화됐고, 청주와 양양은 국제공항이 들어섰다. 특히 청주국제공항은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뤄냈다.

 

국제공항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자면, 2009년 이스타항공이 처음 취항할 당시에 군산공항은 연간 탑승객이 10만명 수준에서 7년이 지난 현재도 고작 5만명 증가한 15만명 수준이다. 전북의 지도자들이 지역발전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이 없었던 초라한 성적표다. 반면 청주는 지역사회의 정치권, 언론이 똘똘 뭉쳤었다. 청주MBC는 ‘떳다떳다 비행기’라는 특집프로그램까지 만들어 방송하면서 국제공항 성공을 지원했다. 이스타항공이 대중국 노선에 적극 취항하면서 다른 국제선도 늘어나 청주국제공항의 이용객은 100만 명 수준에서 올해는 23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비자 72시간과 함께 중국에서 물밀 듯 밀려오는 요우커들의 방문으로 청주시내에는 23개나 되는 호텔이 생겼고, 다시 11개를 동시에 지어 34개 호텔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호텔리어’를 꿈꾸는 청년과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지역경제도 수직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주보다 인구가 적었던 청주의 인구는 60만에서 8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줄어드는 걸 고민하는 전북이지만, 충청권은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려달라고 한다. 제주항공이나 에어부산 그리고 청주국제공항의 실화는 왜 지역항공사와 국제공항이 필요한 것인지를 웅변해주고 있다. 화려한 언변이 아니더라도 눈에 보이는 결과들이다. 말이 필요 없다.

 

도내 하늘길 관문 빨리 만들어야

 

그런데도 얼마 전에 전북에 국제공항이 필요 없고 무안공항과 자기부상열차로 연결하는게 좋겠다는 다소 엉뚱하고 안타까운 기사를 봤다. 다행히 지난 월요일자 전북일보를 펼쳐들면서 반가운 기사를 봤다. 전북권 국제공항 문제를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냐 하는 시기의 문제’라는 내용이다. 국제공항은 단순히 공항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길이다. 과거 아시아의 문명은 초원의 길을 통해서 실크로드가 열리고, 다시 바닷길을 통해 세계와 통했다. 산업화 이후에는 철길을 통해 연결됐고, 이제는 하늘 길이다. 국제공항은 전북이 미래로 가는 ‘문(門)’이다.

 

△이상직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이며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직능위 수석부의장 등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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