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풍이란 용어는 출산이나 유산 후 조섭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얻은 각종 증상 집합군을 총칭한 민간속어로써, 역대 한방문헌에는 찾아볼 수 없는 용어다. 그러나 오늘날 화병처럼 문화적 특수성이 반영된 용어로 인정이 됨으로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CD코드 U32.7 로 보건복지부 임신, 출산 지원 정책의 하나인 고운맘카드의 사용범주 안에도 포함되어 있다.
산후풍이란 전신관절을 중심으로 하는 근육통과 시린감, 발열, 발한과다, 오심, 두통, 불안, 우울, 현훈 등의 자율신경실조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로 그 범주가 상당이 넓다. 그러나 흔히 산후 환자들이 가장 가장 먼저 호소를 하는 증상은 ‘관절이 시리다’, ‘마디마디가 아프다’ 이다.
이러한 관절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나의 산후 관절통이 고질적인 산후풍으로 고착이 되는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산모들이 내원을 하게 된다.
‘릴랙신 농도와 임신관련 관절통증이 비례하는가’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들의 분분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임신기간을 걸쳐 분비되는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은 관절을 유연하게 해주어, 출산시 골반의 이완을 돕는다는 것이 보편적이 이론이다. 이 호르몬이 골반 관절에만 특정지어 작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신 전기간을 걸쳐 산후 2~3개월 정도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보간신, 강근골(補肝腎, 强筋骨)’이란 표현이 있는데, 평소 간신(肝腎)의 기능이 강하여, 근골(근육, 인대, 관절)이 튼튼한 경우에는 이러한 임신, 출산 관련 변화들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하지 못한 경우에는 산후관절에 무리를 주게 되어 산후 관절통이 발생하게 되고 산후풍으로 이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결국, 본래 ‘근골(筋骨)이 튼튼했는가’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좌식생활이 요통, 골반통, 무릎통증, 손목통증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임상현장에서 많이 보게 된다. 양반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아 하루에 2~3시간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모유수유를 하는 자세는 골반을 더욱 이완되게 하고, 허리에 부담을 주게 된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아 바닥에 눕혀있는 아기의 기저귀를 확인하는 동작 또한 무릎에 많은 부담을 준다. 3㎏이상의 물건을 바닥에서 집어 올리는 일은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출산 후 바닥에 눕혀있는 아기를 들어올려 보듬는 자세의 지속적 반복은 근골이 약해져 있는 경우, 무릎과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된다.
이완된 관절이 보내는 통증의 첫 증상은 ‘시큰거림’으로 느껴진다. 출산 후 여러 관절의 시큰거림이 동반되는 경우, 아기침대의 사용 및 지정된 수유의자를 사용하여 수유를 할 것을 권유한다. 생활습관 교정 및 자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특정 관절들의 통증이 지속되거나 조금씩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천장관절손상, 치골결합분리, 건초염 등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며, 당귀, 숙지황, 두충, 속단등 기혈과 근골을 보할 수 있는 약재로 구성된 전문의의 처방이나 변증에 따른 침, 약침, 뜸등의 치료가 병행되어질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평균 초산 연령이 30세가 넘은 요즘, 가임기 여성들의 평소의 체력 및 근력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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