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진 것처럼 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 계파갈등이 혁신위원회 활동 막바지에 다시 터져나오고 있다.
혁신위는 7일 사실상 마지막 혁신안인 공천룰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당을 통합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혁신위 활동이 갈등의 기폭제가 되는 모양새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가 '혁신은 실패'라고 규정한 것을 계기로 주류와 비주류사이의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져, 혁신안의 16일 중앙위 통과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부터 지도부는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보이며 당 분위기는 급격하게 냉각됐다.
문재인 대표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낡은 과거와 결별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단합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혁신위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곧바로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의 혁신위 비판에 힘을 보태며 지도부와 명확하게 전선을 그었다.
주 최고위원은 "위험천만한 발언에 한 말씀 하겠다.
혁신을 바라는 구성원의 의 견에 혁신위가 과민한 말을 쏟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 전 대표의 지적에 반발한 혁신위를 비판했다.
그는 "전직 대표들의 충정에 극언을 서슴지 않는 태도는 혁신에 도움이 안된다"며 "더 큰 혁신을 위해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 것이지 권력투쟁을 하라고 권한을 맡긴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혁신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결분위기가 이어지자 다른 최고위원들이 수습에 나서며 갈등 확산을 경계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의 지적은 충정으로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혁신위와 안 전 대표간 분란 노출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혁신을 예단해서는 안된다"며 "반대로 혁신위도 제대로 된 절차와 과정을 통해 국민에 감동을 줘야 한다"고 양측에 충고했다.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친노·비노 진영 사이의 공방도 점차 격해지고 있다.
특히 주류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정작 안 전 대표를 감싸며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날을 세워 전선이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 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안 전 대표의 언급에는 방향성이 있다.
신당을 언급하며 통합을 저해하고 분열의 틈새를 노리는 언급과는 다르다"며 "(김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대안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재보선에서 지고 물러났지만 대표로서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의 범주는 벗어나지 않는다"고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박 전 원내대표는 SBS라디오에서 최 본부장을 겨냥해 "제가 혁신위에 반대한 적이 없다.
옳지 않은 태도"라면서 반발했다.
그는 "저는 신당보다 단결해 정권교체를 하자고 했다"며 "친노 일부에서 이간질하고 분리책을 쓰려 하고 있다.
심지어 친노의 모 의원은 광주 현역 의원에게 탈당하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갈등이 격해지자 혁신위가 목표로 한 16일 중앙위의 혁신안 통과도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날 발표한 공천쇄신안에 안심번호제도를 도입할 때 국민참여 비율을 최대 100%로 올리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비주류의 반발이 격해지리라는 관측도 있다.
일반적으로 일반국민의 구성 비율이 높으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친노·주류 진영이, 권리당원 비율이 높으면 당 생활을 오래한 비노·비주류 진영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 외부에서 신당 창당 움직임도 활발한 상황이어서, 이번 혁신안 갈등이 당의 원심력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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