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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해외에서 만나는 판소리] 프랑스서 3년째 한국소리축제

우리 소리 매력에 빠진 참가자들 홀로 연습·대회 출전 열정 돋보여

▲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판소리 공연 포스터.

프랑스 파리에도 한국의 소리를 프랑스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K-Vox Festival(한국 소리 페스티벌)’이 있다. 현재 이 축제는 3년째를 맞이했고, 올해 처음으로 방문했다. ‘K-Vox Festival’을 처음 만든 사람들은 프랑스 작가 Herve Pejaudier 씨(헤르베 페조디에)와 그의 아내인 한국인 한유미 씨다. 이들은 연극배우기도 하다. 판소리를 연구한 아내를 통해 판소리의 재미를 발견한 페조디에 씨는 판소리를 직접 배웠고, 프랑스 관객에게 이를 소개하기 위해 소리꾼 민혜성 씨와 공연을 만들었다.

 

먼저 페조디에 씨는 판소리 한 대목을 직접 연기하면서 프랑스어로 이야기를 한다. 그 다음 민혜성 씨가 등장해 원래 대목을 들려준다. 이 방법은 보통의 자막과 함께 선보이는 판소리 공연과 달라 프랑스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 방식으로만 한국의 소리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쉬워 결국은 한국의 소리를 위한 음악축제를 아내와 함께 만들었다.

 

‘K-Vox Festival’에서는 매년 좋은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판소리를 연구한 학자를 모아 심포지엄까지 열었다.

 

여기서 집중하고 싶은 것은 외국인을 위한 판소리 대회다. 참여자들은 민요와 판소리를 각 한 대목씩 준비하고 10분간 심사원 앞에서 경쟁한다. 예전에 이 축제에서 상을 탄 사람들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아마추어 소리꾼 경연대회인 ‘나도야 소리꾼’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이 대회에서 상을 탄 사람들은 내년 3월에 한국에 입국해 한양대의 국악 전공자들과 함께 협업 공연을 할 예정이다.

 

올해 이 판소리 대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16명이었다. 나도 이 대회에 참석했다. 이 대회를 위해 춘향가 중 ‘이별가’ 그리고 신민요 ‘봄타령’을 준비했다. 확실히 공연이나 대회와 같은 목적이 생기면 더 집중하게 되고 이 기회를 통해서 더 많이 배우게 되는 점을 느꼈다. 특히 열심히 갈고 닦은 노력의 결과를 다른 사람들 앞에 선보일 수 있다는 만족감이 참 크다.

 

하지만 나처럼 1년간 계속 한국에 있고 매일 학원에서 판소리를 배우는 사람보다 다른 참가자들이 더 대단했다. 일 년에 단 한번 2주 정도의 판소리 워크숍을 듣고 그 매력에 푹 빠져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도 혼자 연습하고 용기를 내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그중 한 참가자는 6월에 열리는 대회를 위해 2월부터 녹음 파일을 듣고 동영상을 보며 준비했다고 들려주었다. 이런 열정을 보고 나는 좀 더 반성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 동안 한국에서 직접 선생님으로부터 판소리를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 정말 귀한 기회였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 대회 장소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1년에 2주만이 아닌 제대로 판소리를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이 사람들의 열정과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재미있는 세상이 될 것 같다. 한국에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배우는 것처럼 파리에서도 판소리를 일상적으로 배울 수 있다면 말이다. ‘K-Vox Festival’과 같이 해외의 축제로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판소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 안나 예이츠 영국 런던대 한국음악연구 박사과정

※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2015.10.7~10.11)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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