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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세계유산] 역사문화 보존·관광객 이끌 '기반'

▲ 익산 미륵사지유물전시관 전경.

얼마 전 일본에서 강제징용의 현장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기어이 등재했다.

 

등재가 이뤄진 후에는 강제징용의 현장이 세계인의 명소가 되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토록 주변국과의 관계를 해쳐가면서도 무리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으려 하는 것은 문화가 중요한 상품이 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중국이 북방공정을 밀어붙이는 이유도 자신들의 전통적인 문화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세계의 강대국들은 자원확보와 함께 문화에 대한 지적자산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다는 것은 지적문화자산의 소유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적으로는 등재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어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여행가이드잡지인 미슐랭가이드를 비롯한 수많은 여행가이드에서 유네스코세계유산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 세계·무형·기록유산 등재 및 보호

 

유네스코는 세계적으로 보존해야할 문화를 세계유산, 무형유산, 기록유산의 3가지로 나누어 등재하고 보호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이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세계기록유산은 1992년 ‘세계의 기억’이라는 사업으로 시작되어 1995년부터 보존이 필요한 세계적인 기록들을 선정해 후손을 위해 보호하고 보전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기록물 외에도 유교책판, 난중일기, 새마을운동기록물, 5.18광주민주화운동기록물, 일성록, 동의보감,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승정원일기 등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가 인정

 

등재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는 유네스코세계유산에는 지난 7월 우리지역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등재되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기 때문에 한류 유행과 관계없이 세계가 보존해야할 유산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을 선정해서 등재하는 목적에는 보존과 함께 세계인의 보편적인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목적도 있기에 세계인을 향한 최적의 홍보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사실 한류와 같은 일시적인 유행에 따른 관광지의 생명력에는 기복이 많이 있지만 세계유산등재와 같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관광지는 생명력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인류와 함께 영원히 지속되는 명소가 될 것이다.

 

△ 유무형 생활문화 연구·발굴 필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옛 수도였던 공주, 부여, 익산 3개 지역에 분포된 8개 고고학 유적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대 한국, 중국, 일본 간의 상호 건축기술 교류와 불교 전파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수도 입지 선정과 불교 사찰, 무덤, 석탑의 배치를 통해 백제의 독특한 문화, 종교, 예술적 기교를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포함해 총 12건의 세계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장경판전, 종묘, 수원화성, 창덕궁, 고인돌(고창·화순·강화),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조선왕릉 40기, 한국의 역사마을(안동하회마을·경주양동마을), 마지막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등재되어 있다. 북한에서도 고려의 수도 개성과 고구려 고분군이 등재되어 있다.

 

‘한국 속의 한국’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는 전주는 문화의 정통성을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여러 가지 유무형의 생활문화를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과학적인 발굴을 통해 학문적인 정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전주한옥마을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요즘, 한국의 역사마을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의 하회마을과 경주양동마을처럼 전주의 한옥마을도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전주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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