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표가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사이에서 누가 옳고 그른가를 떠나서, 친노인가 혹은 비노인가를 떠나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국민들이 보기에 유쾌한 모습은 아니었다. 야당은 항상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화합해야 할 때에 분열을 선택하는 모습에 대다수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호남 유권자들의 정치불신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 야권 분열에 유권자 정치불신 늘어
과거에도 이런 분열은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 치러진 대선에서 ‘양김 단일화 실패’라는 야권의 뼈저린 분열을 우리는 기억한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단일화 실패의 결과는 군사정권 출신 민정당 노태우 후보 당선으로 이어졌다. 이후에 재야 민주진영은 허탈감과 함께 급속히 무너졌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정당(노태우), 공화당(김종필)과 함께 ‘3당 합당’이라는 보수대연합을 통해 92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됐다. 이후 97년 IMF 외화위기와 함께 부도난 대한민국의 대권 바통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넘어오기까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부도난 대한민국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져 참여정부에서 대한민국은 글로벌 G10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바뀌는 동시에 UN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UN을 지원하는 나라가 됐다. 그 때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반기문 UN사무총장이라는 점이 모든 걸 웅변해주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대한민국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복한 꿈을 꾸게 된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2007년 대선 패배,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다시 세계 11위 수준의 국가경쟁력은 25위권 아래로 밀려났고, 국가공공부채 1000조, 가계부채 1100조, 기업부채 2200조라는 빛더미 국가가 됐다. 소득격차는 상상을 초월하게 벌어지면서 99% 중소기업은 도산하는데, 1% 재벌 대기업이 보유한 사내유보금은 대한민국 한 해 국가예산인 400조보다 많은 600조에 이른다. 이제 재벌이 대한민국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 재벌 특혜정책으로 1% 재벌은 돈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지만, 중산층이 무너진 대한민국은 매년 국가 세수입은 줄어들고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정부에 떠넘긴 채, 지방교육재정교부세율을 1% 올려 약 1조8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해서 국가예산에 반영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을 묵살하면서 재벌 대기업 법인세는 단 1%도 올리지 않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정권을 바꿔야 하고, 정권을 바꿀 수권정당의 힘을 갖기 위해서는 원내 제1당이 돼야 한다. 필자는 올해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활동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정부와 여당이 한 통속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없애고, 민생복지를 줄이지만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1월 30일까지 예산심의를 하지 못하면 정부예산안이 자동부의 되는데다 새누리당이 법안과 예산안을 연계해 몽니를 부리는 데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 흔들림 없이 국민만 보고 앞으로
원내 제1당이 되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야권이 힘을 합치고, 야당이 뭉쳐야 한다. 하나로 똘똘 뭉쳐도 될까 말까한 싸움을 앞두고 야당이 다시 분열의 선택을 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탈당 발표 이후 지지자들에게 전화가 온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묻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필자는 흔들림 없이 국민만 보고 앞으로 가자고 이야기한다. 필자가 창업한 이스타항공이 국민의 사랑으로 재벌 대기업의 독과점을 깨고 항공여행 대중화를 이끌어 냈고, 또한 필자를 시민의 힘으로 당선시켜줬고, 최근에는 시민과 함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백만서명운동을 통해 수수료 반값 인하를 이뤄냈다. 야당이 가야할 길은 국민을 바라보고 ‘선당후사(先堂後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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