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기에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을 치르는데 1회당 30초가 주어진 2회의 연장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부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연장전에서는 벌칙이 가벼운 선수에게 샅바 우선권을 준다. 물론 벌칙이 무거운 선수는 규정샅바를 덜 잡는 결정적 불이익을 받고 싸워야 한다.
씨름은 선수의 허리와 허벅다리를 단단하게 둘러 맨 샅바를 잡고 기량을 겨루는 경기다. 유도처럼 도복을 입고 겨루는 경기가 아니어서 샅바 외에는 씨름 기술을 확실하게 걸 수 있는 것이 없다. 씨름의 승부는 샅바 잡기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쌓인 경고가 많은 선수에게 최악의 벌칙을 줌으로써 씨름경기의 묘미를 보여 주는 것이다. 규정샅바를 잡을 수 없게 된 선수가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비슷해 제대로 된 승부가 나지 않는 미지근한 씨름경기 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적용한 규칙이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제20대 총선을 넉달 앞둔 정치권에서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연초만 해도 경쟁 당사자들인 국회의원들은 마음을 비우고 중앙선관위에 신설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구 재획정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애초 예상대로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이 걸린 선거구 획정을 제3자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건 넌센스였다. 갑론을박 싸움박질만 하더니 지난 15일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일을 넘기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 협상만 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현행 선거구가 무효되기 직전인 연말까지 결판내라고 여야에 주문하고 있지만 상대 책임만 말하고 있다.
여야는 현행 300석을 유지한 채 246석이던 지역구를 7석 늘려 농어촌선거구 불이익을 최소화하자는데까지는 합의했다. 문제는 줄어드는 비례대표 처리다. 야당은 정당득표율의 40%만큼 의석수를 보장하자며 소수당 입장을 챙기고 있다. 반면 여당은 자신의 비례의석수 축소가 뻔한 야당안을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치고 있다. 두 눈 부릅 뜬 채 멀쩡한 의석을 상대에게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협상에는 명분과 함께 당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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