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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 횡행하는 지역차별주의] ‘까보전·홍어’ 등 표현 악랄, 솜방망이 처벌이 더 부추겨

“전라도 부안이 고향이야? 전라도 사람들 뒤통수 잘 친다고 하던데 자네도 나중에 나 배신할거 아니지?”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 근무하는 부안출신 강모 씨(29)는 입사 당일 상사로 부터 들은 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과거의 그릇된 고정관념인 편협한 지역비하와 혐오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화자가 특정되지 않는 인터넷에서는 이 같은 차별·비하 발언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는 일상생활에 까지 번지고 있다.

 

3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병완 의원(광주 남구) 자료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온라인 차별·비하 표현 시정 요구는 2011년 4건에서 올해 11월까지 833건으로 200배 이상 폭증했다.

 

차별·비하 표현은 호남을 중심으로 한 지역감정과 비하 등이 주를 이룬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또한 이 같은 차별비하 표현들의 주요 발원지는 대표 보수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비하 표현으로는 ‘까보전(까고 보니 전라도의 줄임말)’, ‘전라디언(전라남북도민을 낮춰 표현한 말)’, ‘홍어’ 등으로 이 같은 표현들은 특정 사이트나 뉴스 댓글에 유머코드로 활용되는 등 수법이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들에 대해 방심위는 제재 조치, 단순 시정요구, 모니터링 강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최근 전북에서 일어난 ‘10대 포주’와 ‘여성납치강도’ 사건 기사에는 “저런 일들은 전라도에서는 일상이다”, “역시 전라도는 사람 살 곳이 아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고 10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군산 출신의 탤런트 김수미씨는 동향인 개그맨 박명수씨가 같은 방송에 합류한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전라도 것들끼리 잘 해먹어라” 등의 악플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와 방송중단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처럼 지역혐오 발언이 단순비하로 그치지 않고 저주 수준까지 이르러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케 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지역비하로 인한 갈등이 온라인에 점점 잦아지고 오프라인에 까지 확산되는 것은 단순한 댓글놀이로 볼 사안이 아니다”며 국회가 직접 나서 제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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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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