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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작가들 출사표, 전북미술 미래 가늠

올해 전북지역 대학 졸업자 8명 선정 / 우진문화재단 16일까지 기획전

▲ 정수지 作‘중독파괴Ⅲ’

전북지역의 미술학도들이 전업 작가로서 당당한 첫 발을 내딛는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선희)이 오는 16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제25회 신예작가초대전’을 개최한다.

 

재단이 25년째 진행하고 있는 신예작가초대전은 도내 대학 미술학과 교수들이 올해 졸업생 중 역량 있는 제자들을 추천해 대중에게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도내 각 미술대학의 특성과 대학이 배출한 유망한 신예작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으며, 신진작가로서의 진지한 고민과 도전정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대학의 예술학과가 점차 폐지되고 예술전공자들이 졸업 후 전업 작가로서 활동하는 경우가 줄어드는 요즘, 이들의 행보는 더욱 소중하다.

 

올해 선정된 신예작가는 정수지(군산대·한국화) 이채은(군산대·서양화) 김재인(예원예술대·한지조형) 문향선(예원예술대·한지조형) 박지영(원광대·서양화) 박지형(원광대·조각) 문지영(전북대·한국화) 엄수현(전북대·서양화) 등 8명이다. 자신만의 이야기에서부터 청년 문제, 소통 단절, 환경 문제 등 사회 현상까지, 각기 다른 재료와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

▲ 김재인 作‘고뇌’

정수지는 단절된 소통과 중독에 대한 비판을 깨진 스마트폰으로 표현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중요한 순간들을 포착해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다듬어내는 것이 작업의 특징이다.

 

이채은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의 무게를 작품에 담았다. 화폭 속 베개, 스피커와 면을 채운 원형무늬와 글씨들은 강박과 불면 등 불투명한 미래에서 비롯되는 불안감을 나타낸다.

 

정교한 손맛을 가진 김재인은 글루건으로 해골형상을 만들었다. 해골은 고뇌의 산물로 20대 청춘으로서, 신진작가로서의 고뇌, 아픔, 희망 등을 복합적으로 담아냈다.

 

문향선의 한지작업은 도형의 집합과 확산을 통해 내면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지·닥죽 혼합작품 ‘내면의 깊이’는 심리표현과 현대적인 조형감각이 돋보인다.

 

박지영은 독자적인 무늬를 통해 작품 속 인물의 존재를 증명한다. 이는 동시에 ‘너 자신의 진실된 무늬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탄탄히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박지형의 바느질 작업은 유려함은 물론 그만의 개성 있는 구사법이 깃들어 있다. 작품은 그가 관심가진 다양한 요소들을 상징적으로 결합한 은유의 결과물이다.

 

문지영의 작품은 새로움을 향한 도전과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바둑판같은 섬유 직조기법을 적용해 단조로울 수 있는 전통채색기법 작품에 신선함을 부여한다.

 

엄수현은 특유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사회 이슈를 재조명하는 작업 방식이 특징이다. 그는 이번 작품 ‘화려한 외출-밤의축제’에서 인간의 이기심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원숭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하유진 우진문화공간 큐레이터는 “많을 때는 15명까지 선정됐던 신예작가수가 줄어든 것은 좁아진 순수미술의 입지를 반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소수정예라는 말이 있듯 이들의 가능성과 활약을 주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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