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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新미술시장, 미술품 대여 (하) 바람직한 모델은] "공급자 전문성·수요자 인식 높여야"

관련 업체 인력 확보·지역 특성 파악 관건 / "상업공간·공공기관 등도 '유료' 개념 필요"

▲ 미술품 대여 업체인 오픈갤러리가 내부회의를 하고 있다.

미술품 대여가 활성화되고 있는 수도권은 상당수의 대여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2013년 설립해 현재 300여명 작가의 5500여작품을 보유한 오픈갤러리(대표 박의규)는 IT기업, 외국계회사, 은행, 병원, 로펌, 상업공간 등에 그림을 빌려주고 있다.

 

오픈갤러리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성이다. 미술이나 미술경영 등을 전공하고, 갤러리 등지에서 경험을 쌓은 큐레이터가 작품을 고르고 추천한다. 수요자의 취향이나 요구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상담을 통해 개인, 나이, 직업에 따른 그림 취향을 분석해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가상 인테리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작품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는 점도 강점이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특징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비슷한 성격의 다른 작품 등 작품정보를 풍성하게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대여 작품을 공개하고 있는 점도 수요자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다.

 

또한 오픈갤러리는 미술품 대여와 관련한 시스템이 체계적이다. 수요자가 그림을 고르면 대여와 관련한 절차는 매뉴얼에 따라 진행된다. 할부나 현금영수증, 세금계산서 발급도 가능하다. 계약을 맺은 작가 역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그림 대여나 판매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박의규 대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투명한 그림 대여 구조를 만든 것이 경쟁력을 얻은 비결”이라고 말한다.

 

박 대표는 전북지역에서 그림 대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을 갖추는 동시에 지역 미술시장과 지역 수요계층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분위기, 문화적 성향, 소득 등을 분석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그림을 사거나 보고 싶어 하지만 미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작가와 그림, 미술에 대한 이론적 지식 제공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잠재적 수요층을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술품 대여 업체인 오픈갤러리 직원이 병원에 그림을 설치하고 있다.

도내에서 그림 대여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도내 작가 및 미술품 대여 관계자들은 “전문적인 시스템이 활성화돼도 그림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면 비전문거래로 인한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도내 관공서, 공기업 등의 협조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정만 에이옥션 대표는 “중앙의 공공기관은 그림 대여가 활성화 됐다. 고가의 작품은 구매 절차가 복잡하고 세금문제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림을 빌리면 비교적 저렴하고 간편하게 업무환경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면서 “전북지역 역시 관공서, 공기업 등에서 솔선수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내 미술계 관계자는 “전주문화재단에서 도내 작가들의 작품을 공공시설이나 기업 등에 전시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대여 성격보다는 무상 전시”라며 “미술계는 전시 기회라도 늘어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여 사업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

관련기사 [진단-新미술시장, 미술품 대여 (상) 현황] "그림, 체계적으로 빌리는 인식 부족"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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