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지나간 겨울의 끝자락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던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다. 한결 따뜻해진 날씨에 어깨를 짓누르던 두꺼운 외투를 내려놓는 것도 잠시, 중국발 미세먼지와 나른해진 환절기 체력에 ‘봄을 타는(?)’ 이들이 적지 않다. 봄철을 대표하는 해산물 주꾸미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동백꽃으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충남 곳곳에서 이달부터 열리는 축제들은 ‘보령 주꾸미·도다리 축제’,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 등 이름만 들어도 오감이 즐겁다. 다음달 태안에서 열리는 세계튤립꽃축제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보령 주꾸미·도다리 축제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주꾸미와 도다리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2016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도다리 축제’가 오는 10일까지 충남 보령 무창포 항과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대표적인 봄철 수산물 축제인 무창포 주꾸미·도다리 축제는 지난 달 해양수산부의 ‘보고 싶은 어항, 찾아가는 축제’에서 3월의 대표 축제로 소개되며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주꾸미와 봄철 가장 맛이 좋은 도다리를 손수 잡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봄나들이 여행객의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달부터 소라껍질을 이용한 전통방식으로 어획이 시작된 주꾸미는 타우린 함량이 높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서 심장기능 강화, 시력 감퇴 방지, 해독작용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란을 앞둔 이달 중순에 잡히는 주꾸미는 살이 부드럽고 알이 꽉 차 맛이 더욱 일품이다. 무창포 인근 연안에서 주꾸미와 함께 잡히는 도다리는 쑥이 오르는 시기에 가장 맛이 좋아 ‘쑥 도다리’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다.
행사기간에는 주꾸미·도다리 잡기 체험, 해상가두리 낚시체험 등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활동뿐만 아니라 관광객 노래자랑, 무창포 가요제, 품바 공연, 디스코 공연대회 등 흥을 돋우는 각종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축제기간 중인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는 무창포 해수욕장과 석대도 사이에 ‘S’자 모양으로 신비의 바닷길이 열려 바지락, 해삼 등 해산물을 잡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
서해의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봄의 시작을 알리듯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동백꽃이 관광객을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서천의 명소이자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된 서천군 서면 마량리의 동백나무 숲이다.
한반도 동백꽃 군락지 중 최북단인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서해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다. 500여 년 전 서천 마량리 수군첨사가 안전한 항해를 빌며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언덕 정상에 있는 동백정(冬柏亭)까지 이어지는 동백나무 숲은 5월 초순까지 아름다움을 뽐낸다.
미식가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제17회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가 오는 8일까지 서천 마량 항 일대에서 열린다.
서천은 전국 최초로 주꾸미 축제를 시작한 곳이다. 서해안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주꾸미로 활어회, 샤브샤브, 전골, 볶음 등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축제기간에는 어린이 주꾸미 낚시, 어부아저씨의 내 맘대로 깜짝 경매, 전통놀이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로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올해는 어린이 소라잡기 체험 등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천군 관계자는 “봄에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황사와 식곤증 같은 불청객이 함께 찾아오는데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주꾸미는 나른한 봄날에 원기를 북돋아 주기에 제격”이라며 “서천동백꽃·주꾸미 축제는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주꾸미와 동백꽃 향을 맡으며 봄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축제”라고 전했다.
△태안세계튤립꽃축제
탐스러운 각양각색의 꽃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태안세계튤립꽃축제’가 오는 16일부터 5월 8일까지 안면도가 보이는 태안반도 남단,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일대에서 열린다.
태안튤립축제는 연중 무휴로 진행되는 태안 빛축제와 함께 지난 해 유료입장객 55만여 명을 유치하며 3000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345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이끌어낼 정도로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세계 5대 튤립축제로 선정된 태안튤립축제는 올해 300품종 150만구의 구근으로 대지 위를 수놓는다. ‘화가들의 정원’을 주제로 모나리자, 마릴린 먼로 등 대중의 사랑의 받는 명작의 모습을 꽃으로 표현해 내는 것. 축제기간 화훼의 나라 네덜란드의 헤크만 사가 주최하고 네덜란드 대사관의 협력으로 마련되는 ‘네덜란드 화훼전시관’과 태안 화훼농가를 위한 ‘태안군 화훼전시관’도 태안을 더욱 아름답게 물들일 계획이다. 연중무휴로 태안의 야경을 화려하게 수놓는 빛축제도 놓칠 수 없다. 빛 축제는 신온리 네이처월드에서 진행된다.
올해 축제에서는 국내 백합 신품종개발 전시회도 함께 진행된다. 네이처영농조합법인은 태안백합시험장에서 5년여의 연구ㄱ개발 끝에 ‘오렌지퀸’, ‘스타퀸’, ‘스타핑크’, ‘스타화이트’, ‘리틀핑크’, ‘블랙썬’ 등 6종의 백합 신품종을 처음으로 대량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태안의 꽃 축제는 연중 지속된다. 오는 8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백합 축제가, 10월에는 가을꽃 전시회가 진행된다.
태안꽃축제추친위원회 관계자는 “계절여부를 떠나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태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전일보=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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