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수선화…봄꽃 75종 등 활짝 / 3만㎡ 유채꽃 봄바람에 살랑~살랑 / 드라마 촬영장·낙안읍성 역사여행 / 체험·문화예술공연 볼거리도 풍성 /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겨울을 머금고 있던 꽃망울이 톡톡 터지면서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색색으로 봄을 수놓고 있는 꽃잎이 간질간질 마음을 움직인다. 어디든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꽃잔치가 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봄을 맞아보자.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허무, 절망을 ‘무진기행’에 담았던 순천 출신의 작가 김승옥. 가상의 도시 ‘무진’을 통해 그는 순천을 안개의 도시로 표현했다. 차디찬 새벽을 밀어낸 아침해가 뿜어내는 안개.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순천만의 가을을 먼저 떠올렸다. 고요한 가을로 이야기되던 순천만이 햇살 가득한 정원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면서 순천은 정원의 도시가 됐다. 순천만과 도심 사이에 에코벨트를 만들어 도심 팽창을 막고,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영구히 보전하자는 의미를 담았던 박람회는 창조 경제의 롤 모델이 되었다. 그리고 박람회가 끝나고 6개월간의 재정비 끝에 2014년 4월 순천만정원이 개장했다.
겨울이 지나간 순천만에 꽃잔치가 시작됐다. 튤립과 수선화, 매화, 영춘화, 히아시스 등 봄을 알리는 꽃들이 다투어 꽃망울을 피워내고 있다.
네덜란드 정원에는 봄의 여왕 튤립이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풍차와 어우러진 튤립과 함께 수선화, 천리향, 라일락, 벚꽃 리나리아(애기금어초), 아네모네, 라넌클러스 등 30여 종의 꽃나무가 자리를 하고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새봄을 맞는 75여 종의 봄꽃도 눈을 즐겁게 한다.
노란 물결도 출렁거린다. 겨우내 봄을 기다리고 있던 수선화가 활짝 꽃을 피웠고, 3만㎡에 식재된 유채꽃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며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진해지는 봄 햇살에 맞춰 유채꽃의 자태는 더욱 고와질 것이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 내 ‘신비원’ 에도 꽃향기가 가득하다. 수출 화훼 작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심비디움’을 주요 소재로 온시디움, 호접란 등 다양한 난류와 금어초, 철쭉, 히야신스, 튤립 등 50여 종의 꽃이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꽃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힐링헬스투어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문화예술 공연이 순천만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힐링 헬스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에 건강체크, 바른 자세 걷기, 스트레칭, 간편 체조 등의 힐링헬스투어가 진행된다. 체험비는 무료이며, 국가정원운영과(749-2751,2916) 및 현장에서 접수하면 된다.
‘정원 런닝맨’은 봄나들이와 체험학습과 어우러진 프로그램이다. 순천만정원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체험학습 책자의 빈칸을 채워가는 프로그램이다. 동문과 서문 관광안내소에 비치된 체험학습보고서에 등록한 뒤 이용하면 된다.
한방체험센터에서는 한방분야 전문가와 함께하는 ‘피로야 가라, 맞춤 한약국 한약서당’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매주 수요일 산림치유사와 함께 정원 내 약초 정원과 장독대 정원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하여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피로야 가라’가 진행된다. 매주 토요일에는 자신의 체질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한약을 지어갈 수 있는 ‘맞춤한약국’이 운영된다. 방문 및 전화로 예약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한방체험센터(061-751-0005)로 문의하면 된다.
순천만에서 특별한 웨딩 포토를 남길 수도 있다. 웨딩 촬영을 원하는 예비 부부들을 위해 신랑과 신부, 웨딩촬영업체, 셀프웨딩 촬영팀에 한해 5명 무료 입장 혜택이 제공된다. 메타세쿼이어길 하트모형과 흔들의자, 장미터널, 한복 스냅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방체험센터, 한국정원 등에서 특별한 사진과 추억을 남길 수 있다. 5월부터 9월까지는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꽃향기는 물론 문화의 향기에도 흠뻑 취할 수 있다. 10월 30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 일원에서는 문화와 예술단체, 학교 및 직장 동호회 등이 참여한 성악, 합창단, 마술, 색소폰, 오카리나, 댄스스포츠, 합창 등 시민 재능기부 공연이 이어진다. 도심 곳곳에도 국악, 무용, 대중가요, 연주 등 시민이 함께 만들고 향유하는 문화공연인 ‘항꾼에 즐기는 아고라 순천’이 펼쳐진다.
하루만 머물기 아쉽다면 역사여행을 곁들여도 좋다.
순천 읍내 풍경과 서울변두리, 언덕에 자리한 봉천동 달동네로의 걸음. 1950∼1980년대 판자촌과 건물 등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 순천드라마촬영장에서 과거로 돌아가 본다. 세트장 곳곳에 서민들의 옛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걸음걸음 추억이 쏟아진다. 더 먼 시간으로 가고 싶다면 낙안읍성이 있다. 조선시대 도시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낙안읍성은 1410m규모의 석성과 280여 동의 초가집과 객사, 관아, 동헌 등 선조의 정취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220명의 주민들이 읍성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마을전체가 국내 최초로 사적 제30호로 지정되어있다. 관광명소일 뿐만 아니라 국창 송만갑을 비롯하여 가야금병창의 달인 오태석 등 수많은 명창을 배출한 동편제의 산실이기도 하다.
선암사와의 고즈넉한 산책도 좋다. 조계산 자락에 있는 선암사는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정유재란과 실화 등으로 여러 차례 불탔다가 재건되었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사연과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보물급 문화재만 해도 승선교, 삼층석탑, 대각암 부도, 대웅전 등 총 9개가 있다. 커다란 무지개 모양의 보물 400호 승선교는 사찰 풍경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광주일보=김여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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