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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시대] 간암

오른쪽 위 복부 통증·황달·체중감소 땐 의심 / B·C형 간염 보균자 고위험군 정기 검진 필요

“내가 자네 나이 때는 날아다녔어!”라며 김 대리에게 큰 소리를 빵빵치는 박 부장은 40대다. 그러나 요즘 들어 잦은 야근과 회식 탓인지 그의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쉽게 피곤해지고 피부가 노랗게 보인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주변 사람들은 혹시 간이 나빠진 것 아니냐며 간 관리에 신경쓰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박 부장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 김윤구 과장의 도움말로 궁금증에 대한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간암의 원인

 

간은 손상되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을 두고 흔히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간혹 우상복부 통증, 체중 감소, 복부 종괴,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병이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발생 고위험군이 있다. 국내에서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B형 간염이며, 그 외 C형 간염, 알코올 간질환 등이 흔한 원인이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간암의 위험도를 100~200배 증가시키고 C형 간염 바이러스는 10배 이상 증가시킨다. 간혹 드물게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성 감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나 주로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의 상당수에서 간경변을 거쳐 간암이 발생한다. 간경변이 있거나 B형 간염 또는 C형 간염 보균자는 간암의 고위험군으로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 대부분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간암 발생 고위험군에서 간암에 합당한 영상학적 소견을 보이면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결과와 종합해 임상적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일부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간암의 치료

 

간암의 치료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과 진행을 막고 크기를 줄이는 방법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에는 간 절제술, 간 이식, 고주파 열치료, 에탄올 주입술 등이 있고 후자의 경우에는 간동맥 화학색전술, 간동맥 항암요법, 경구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간 기능이 좋고 간암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간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간암이 진행되거나 심한 간경변증이 동반된 경우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진행되지 않은 간암에서 간경변이 심한 경우에 간 이식을 고려할 수 있고, 절제술이나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고주파 열치료나 에탄올주입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간동맥 화학색전술은 간암을 먹여 살리는 동맥을 선택해 항암 약물을 뿌리고 혈관을 차단하는 치료로 종양이 다발성인 경우 많이 사용된다. 그 외 진행된 간암은 소라페닙과 같은 경구 항암요법이나 간동맥 항암요법을 사용해 볼 수 있다. 간암은 암 자체의 병기도 중요하지만 기저 간질환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해야 하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꼭 필요하다.

 

△간암의 예방법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B형 간염 검사를 통해 항체가 없는 사람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직 C형 간염 예방접종은 없다. B형 간염, C형 간염 보균자는 전염 예방을 위해 손톱 깎기, 면도기 등을 타인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과도한 알코올의 섭취와 지방간을 조심해야 한다. 지방간은 비만과 당뇨가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이 권장된다. B형 간염, C형 간염 환자는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필요시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위험군의 경우 정기적인 초음파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으므로 건강검진을 통해 간암을 예방하도록 한다.

 

● 건강관리협회 김윤구 과장이 말하는 '튼튼한 간' 유지 법 "간에 좋은 음식이어도 너무 많이 먹는 건 안 좋아"

▲ 김윤구 과장

한국건강관리협회 소화기내과 김윤구 과장은 “간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다른 장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간에 좋은 음식을 먹기 전에 개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다른 질환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대부분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절제된 식습관이 중요하다. 모든 음식물은 간에서 대사돼 필요한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간이 나쁘면 에너지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거나 간에서 다 써버려 쉽게 피곤해진다. 이때는 현미, 잡곡, 통밀, 율무, 팥, 수수, 보리 등의 곡류가 좋다. 단 비만이나 고지혈증 환자는 고열량 음식으로 인한 지방간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 채소, 과일, 곡물을 많이 먹고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을 줄이며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이 좋고 음료수 보다는 물이나 녹차 종류를 마시는 것이 좋다. 고열량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삼가야 한다.

 

김 과장은 “단백질 보충은 간세포 재생을 돕는데 특히 생선과 콩, 두부,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 달걀, 우유가 좋고 가능하면 식물성 단백질이 좋다”며 “간경화가 있는 경우에는 간성혼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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