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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취업박람회 가보니]청년 구직자 눈높이에 중소기업 없다

20·30대 금융업체 선호 / 中企 부스엔 중장년층만

▲ 전주시 그랜드 취업박람회가 열린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시민들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전북지역 청년들이 ‘일자리 부족’을 호소하며 타 지역으로 떠나는 동안 도내 중소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며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젊은 청년층 구직자와 일손을 찾는 도내 중소업체들간 시각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명 ‘미스매칭’이라 불리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와 기업이 먼저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전주고용노동지청이 12일 전북도, 전주시와 공동 개최한 ‘2016 전주 그랜드 취업박람회’현장은 지난달 15일 전북도가 마련한 ‘공무원 채용설명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젊은청년들을 찾기 어려웠고, 60% 이상이 40대, 50대 등 중장년층이었다.

 

20·30대 구직자들 대부분 ‘전북은행’, ‘농협’, 등 금융업체를 선호했으며 도내 중소기업 부스에는 대부분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면접을 봤다.

 

면접자를 기다리던 (주)사조화인 코리아 서수호 기술계장은“요즘 청년들은 저학력자들까지 중소기업을 기피할만큼 실제 자신의 역량과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고있다”며“원서조차 내지않는 청년들이 수두룩한 실정”고 전했다.

 

그는 특히“미혼 20·30대 청년들은 기혼자들에 비해 근무강도가 높아지면 못 견디고 그만두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김진수 씨(33·전주시 평화동)는“취업이 좀 늦더라도 남들이 다 아는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며“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져도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에는 선뜻 원서를 낼 마음이 없다”고 토로했다.

 

전북의 올 1분기 청년 실업률은 12%로 사상 최악의 수치를 기록한 것에 더해 불과 1년만에 실업자 수가 무려 8000명이나 증가했는데, 이런 현상은 단순히 일자리가 없다기 보다는 기업과 구직자간에 서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일자리종합센터에 따르면 ‘미스매칭’의 근본적인 문제로 우리사회의 가치관과 교육제도에서 비롯되는 부분이 많다.

 

사회전반에 뿌리 박혀있는 간판 위주의 의식이 과도한 눈높이로 나타나 인력 수요-공급 간 왜곡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도내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12만8727개로 종사자는 43만6493명으로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나쁜 일자리로 인식되는 이유 중 하나로 ‘대기업 하청구조’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 상당히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받던 기업체도 아웃소싱, 사내하청 등의 명목으로 직원들이 비정규직화 되다보니 나쁜 일자리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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