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먹으면 평생 계속'은 오해 / 치료 시작 3~4개월간 부작용 여부 확인 위해 매달 한 번씩 진찰 필요
최근 미세먼지가 고혈압 증상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서울대 보건대학교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때마다 고혈압 증상 발병률이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가 10ppb 높아질 때마다 고혈압 발병률이 8%, 13%씩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장기 관찰을 통해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미세먼지 주의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분비내과 백영하 과장의 도움말로 미세먼지로 인해 위험성이 높아진 ‘고혈압 약 복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고혈압 약 복용 시기
혈압이 높다고 반드시 약부터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보다 다소 높은 고혈압 전 단계이면서 위험인자인 흡연, 음주, 가족력 중 1~2가지에 해당하는 ‘중등도 위험군’이거나, 고혈압 1단계이면서 다른 위험인자나 동반 질환이 없는 사람은 다른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은데 6개월간 금연이나 절주, 저염식을 하면서 주 5회 30분씩 유산소운동을 통해서 살을 빼는 게 좋다.
고혈압 1단계 이상이면서 당뇨병, 동맥경화증, 단백뇨 중 하나라도 있거나, 위험인자를 세 가지 이상 가졌으면 바로 의사 처방을 받아 고혈압 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 부작용 있다고 병원 바꾸면 안 돼
고혈압 약을 평생 먹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치료를 미루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고혈압 약을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혈압 약을 투여하면서 혈압의 조절 양상을 보고 그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되는데 최소용량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조절이 된다면 중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성 내과질환, 성인병 같은 경우 완치보다는 조절의 개념이 더 강하기에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고 3~4개월 동안은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진찰받는 게 좋다. 그 이후에는 최소 3개월에 한 번, 약 처방을 받으면서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 약이 환자에게 맞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겼다고 병원을 바꾸지 말고 자신의 부작용을 이미 아는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바꾸는 것이 좋다.
고혈압과 뇌출혈,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다양한 내과적 질환 발병률과의 관계는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상태이며, 조절이 잘 될수록 발병률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점도 확연하니 엄격한 혈압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 한국건강관리협회 백영하 과장이 말하는 고혈압 예방법 "시금치·다시마 등 칼륨 풍부한 음식 먹으면 좋아"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백영하 과장은 “고혈압은 평소에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데, 고혈압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법은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라면서 “우선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13g 정도의 소금을 먹는데, 이를 6g 이하로 줄이면 2~8mmHg의 혈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없다면 칼륨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칼륨은 시금치, 다시마, 감자 등에 많이 들어있다. 음주도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음주는 일시적인 혈압 상승을 유도하며, 반복해서 과음할 경우 장기적으로 고혈압의 위험을 높인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현미, 과일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백 과장은 “과체중이나 비만은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비만일 경우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 몸의 대응책은 혈압을 높여 혈액 순환이 되도록 하게 만든다”며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고혈압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좋다”며 “외출 후에는 옷을 깨끗하게 털고 손, 발을 잘 씻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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