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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제, 대한민국의 블루오션이다

춘향제, 문화도시사업 선정 / 풍부한 유·무형 유산 보존 / 미래 먹거리로 발전시켜야

▲ 이환주 남원시장

남원의 저력과 희망을 보았다. ‘한류의 중심은 남원이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3년 연속 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된 제86회 춘향제가 대한민국 최고 전통문화예술축제의 진면목과 남원의 자긍심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춘향제는 지난 5월 12일 미스 춘향 선발대회를 시작으로 13일부터 16일까지 4일 동안 광한루원과 요천 둔치에서 펼쳐졌다. ‘춘향! 꺼지지 않는 사랑’을 주제로 4개 분야, 24개 프로그램이 열려 오랜만에 남원 시내가 들썩였다. ‘축제는 잔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올 춘향제는 보다 젊고, 더 재미있고, 생명력 넘치는 함께 즐기는 멋진 축제였다. 안숙선 제전위원장을 비롯한 춘향제전위와 춘향문화선양회가 하나하나 세심하게 준비한 덕분이다.

 

춘향국악대전, 춘향제향, 사랑의 등불행렬 등 전통문화행사는 어른들에게 어깨춤을 추게했다. 사랑의 춤, 춘향시대 사랑의 미션, 사랑의 댄스타임, 춘향과 함께 춤추기, 연인업고 오작교 건너기 등은 젊은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춘향제 기간 누적관광객 100여 만 명이 찾아 성황을 이룬 것이 이를 입증한다. 올해 남원관광객 유치 목표인 500만 명의 5분의 1이 춘향제 기간 남원을 찾은 셈이다.

 

시민들의 성원과 참여도 빛났다. 많은 시민들이 교통질서, 쓰레기 줍기 등 자원봉사를 펼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준 시민들이야말로 춘향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춘향제가 86회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도 시민들의 성원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남원의 힘과 저력이다.

 

돌이켜보면, 춘향제는 일제강점기에 방황하는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래주는 구심적 역할을 한 민족축제였다. 1931년 춘향사당을 건립해 제사를 지내면서 시작된 춘향제는 6·25전쟁 기간에도 이어졌다. 연륜 만큼이나 우여곡절도 많았다. 일제는 춘향제가 조선제국의 잠자는 민족혼을 일깨워 줄 것을 우려해 갖은 탄압을 자행했다. 이 때문에 야간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춘향제는 우리고장 남원만의 축제가 아닌 우리 민족의 애환을 함께한 민족축제다.

 

근래에 들어서는 관광산업이 부진하면서 ‘지금까지 춘향이 남원을 먹여 살렸다면 이제는 춘향을 버려야 남원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괴적인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섬을 떠나야 섬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국내외 축제 전문가들은 86년을 이어온 춘향제의 전통과 역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일 아침 300여 만 명의 독자에게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감성과 소식을 전달하고 있는 ‘아침편지’ 고도원 이사장은 “남원은 춘향이라는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춘향제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남원이 가진 고귀한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또 서울대 미술대학교 김병종 교수는 “남원 아닌 전북은 춘향으로 먹고 살겠구나”라고 감탄했다. 그렇다. 춘향제는 남원, 전북,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지난 2014년 남원시가 경주와 안동 등 전통도시를 제치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화도시 사업’에 선정된 것도 춘향제를 비롯한 풍부한 유·무형 문화유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미래 먹을거리로 발전시키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남원시는 그동안 춘향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잘된 분야는 더욱 강화하고 아쉬운 분야는 성찰과 반성을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춘향제가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세계 속의 춘향제로 우뚝 설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춘향제는 충분한 역사성과 품격, 그리고 아름다운 가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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