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항진증, 결막충혈에 시신경 장애·피부병 동반도 / 기능 저하증, 쉽게 피로 느끼며 의욕 없고 기억력 감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수가 45% 이상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여성이 85% 정도로, 갑상선의 기능 이상은 50대 전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각각의 증상은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도 다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오유정 과장의 도움말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과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작지만 중요한 내분비기관 ‘갑상선’
갑상선은 목젖 앞에 튀어나온 부분 바로 아래에 자리한 15~20g 정도의 무게를 지닌 나비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은 체온조절, 호흡, 호르몬 대사, 심장 수축 등 인체의 전반적인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오랜 기간에 거쳐 서서히 진행되면서 막연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갑상선 질환이 있다고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신이 갑상선 기능 이상인지 모르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단한 갑상선 기능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기능 검사는 ‘방사선 면역측정법’이라는 방법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T3(트라이아이오도티로닌), T4(티록신)을 측정하고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도 측정해서 갑상선과 뇌하수체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 몸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시상하부에서는 뇌하수체에 갑상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시상하부로부터 명령을 받은 뇌하수체에서는 갑상선을 자극해서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유도하는 호르몬의 양을 늘려서 분비하는데 이것이 TSH이다. 일반적으로 T3는 0.8~2.0 사이가 정상이고, T4는 4.5~12.0 사이가 정상, TSH는 0.3~4.0 사이가 정상이다.
△스트레스에서 오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이 어떤 원인으로 인해 많이 분비되는 것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주 원인으로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이 생긴다. 증상은 손이 떨리고 자주 설사를 하고 맥박이 빨라지며 몸무게가 줄고 더위를 참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또한 눈이 튀어나오고 결막충혈, 밝은 곳에서 눈이 시리고 시신경에 장애가 생긴다. 머리가 빠지고 손톱이 잘 깨지며 피부병을 동반한다.
이러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예방하려면 고칼로리 음식과 칼슘, 인, 비타민B 복합제, 비타민D를 보충해주고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 요오드가 많은 해조류와 술, 녹차, 콜라, 향신료 등은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쉽게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호르몬이 없거나 적게 만들어지는 병으로, 선천적으로 갑상선의 결손 또는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갑상선 수술,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 후에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인은 만성 갑상선염이며 자가 면역성 염증이 반복되다가 결국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진행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은 쉽게 피로를 느끼고 나른하며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피부는 거칠어지고 추위를 잘 느끼게 된다. 또 목소리는 굵어지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식욕이 떨어지지만 체중은 오히려 늘어난다. 월경불순이나 불임이 생길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심부전증이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 병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는 반대로 요오드 함유량이 높은 식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요오드가 많은 식품에는 김, 미역, 다시마, 한천, 조개, 게, 새우, 굴, 바다생선, 버섯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없다. 정해진 용량의 갑상선 호르몬을 제대로 복용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약을 복용하는 한 건강한 정상인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도중에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그 원인을 알아보아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더 악화된다고 해도 이미 필요한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의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 건강관리협회 오유정 과장이 말하는 갑상선 호르몬제 "식사 안했어도 반드시 복용해야"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오유정 과장은 “갑상선 호르몬은 약이 독하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을 먹고 있을 때 비타민을 같이 먹어야 한다거나 소화 장애를 일으키므로 소화제와 같이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정상적으로 식사를 한다면 특별히 비타민을 복용할 이유는 없는데, 이는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는 환자도 일반인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갑상선 호르몬이 특별히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없고, 시판 중인 대부분의 소화제는 소화효소제로 췌장이나 담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나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의 복용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대개 평생 동안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평생을 살면서 소화 장애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일상적인 소화불량이나 감기 증상과 갑상선 호르몬 복용과는 아무 연관도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
오유정 과장은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할 경우 식사를 거르게 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복용을 유지해야 하며, 두근거림·식은땀·무기력·피곤·부종 등의 증상 발생 시 투약 용량 조절을 위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