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17:26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딱따구리
일반기사

군청직원 발언 남발, 개그콘서트 된 군의회

▲ 국승호 제2사회부 기자·진안

지난 13일 진안군의회 운영행정위원회의 환경성예방관리센터운영조례안 심사 장면. 에코에듀센터와 관련된 이 조례안의 심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김광수 의원이 개정 취지와 맞지 않는 불필요한 문구가 남아 있다며 “검토가 부실한 것 아니냐”고 진안군 보건소장에게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이 포문을 열자 다른 의원들이 이에 가세하며 몰아 세웠다.

 

보건소장은 결국 “사전 검토가 부실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의원들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고 소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회의장은 긴장감이 흘렀다. 배성기 상임위 의장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이때 갑자기 방청석에서 한 사람이 끼어들었다. 바로 전형욱 기획실장. 전 실장은 “의원님들, 이 조례개정안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만 빼고 수정안으로 만들어서 가결해 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지루한 공방이 전 실장의 한 마디로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문제. 전 실장은 단지 방청객 신분일 뿐이다. 의장이 발언권을 주었다면 그나마 조금 수긍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의장인 배성기 상임위원장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의원 어느 누구도 전 실장을 제지하지 않았다.

 

비슷한 일이 계속 이어졌다. 보건소장을 서포트하기 위해 뒤쪽 대기석에 배석했던 보건소 직원 한 명이 “저기, 의원님들 한 말씀 드려도…” 라며 의원들의 발언에 끼어들었다. 이 직원 역시 의장에게 발언을 허락받지 않은 상태였다. 보건소장이 손사래 치며 제지해 좀더 재미있을(?) 뻔 했던 상황이 종료되긴 했지만 회의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위였다.

 

사랑방회의, 아니 개그콘서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결국 이 안건은 전 실장의 혁혁한 공로(?)로 수정가결됐다. 얼마나 의회를 우습게 봤으면 이런 일이 일어날까. 자기 권한도 모르는 군의회. 이런 의회가 과연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진안군의회가 집행부의 시녀란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승호 @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