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사망자 900여명… 예방접종으로 예방 가능
국내 30대 여성 암환자 7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다는 ‘자궁경부암’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5년 기준 약 5만5000명이었으며, 연평균 진료 인원은 약 5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40대가 27.7%, 50대 25.0%, 30대 19.9%, 60대 14.5% 순으로 나타났으며, 30세 미만도 매년 2000명 이상 진료를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조동휴 교수의 도움말로 자궁경부암의 증상과 예방,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자궁경부암이란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암이 되기 이전 단계인 전암단계를 상당 기간 동안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경부 표면의 정상 상피세포에서 시작하여 미세한 현미경학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자궁경부 상피내이형성증(정상조직과 암조직의 중간)을 거쳐 상피 내에만 암세포가 존재하는 자궁경부상피내암(자궁경부암 0기)으로 진행하고 이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하여 치료하지 못하면 다시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한다. 정상 상피세포에서 침윤암이 되는 과정은 수년 내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
자궁경부암은 연간 사망자가 900여명에 이른다. 특히 다른 암에 비해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경부(입구)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이상에서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발견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감염됐다고 해서 반드시 자궁경부암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100개 이상으로 밝혀진 대부분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감기 바이러스와 같이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사마귀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다. HPV 감염은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며,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 없이 사라지지만 드물게 감염이 지속돼 자궁경부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6형과 18형으로 이 두 가지 형이 암 발생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16·18형과 같은 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그 즉시 자궁경부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자연 소실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존재하면서 세포 변화를 일으키고 정상 조직에서 암이 발생하기까지의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간 단계인 ‘전암병변’을 통해 암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기까지는 보통 10~20년 소요된다.
△지궁경부암의 증상
여느 암이 그렇듯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규칙적으로 산부인과적 진찰과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성관계 후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란 폐경 이후에 출혈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폐경 이전 여성에게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출혈이다. 이러한 질 출혈은 처음에는 피가 약간 묻어 나오는 정도이지만, 암이 진행되면서 출혈의 양과 횟수가 증가하고 간혹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출혈이 생기는 이유는 암 세포들이 종괴를 형성하면 이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분포가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이 초기에서 진행되면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궤양이 심화된다. 2차 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악취가 동반된다.
암이 더 진행하여 주변 장기인 직장이나 방광, 요관, 골반 벽, 좌골 신경 등을 침범하게 되면 배뇨곤란과 피가 섞여 나오는 소변, 직장출혈, 허리통증, 하지의 동통 및 부종,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이런 증상을 느낀 후 병원을 찾는다면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의 치료
자궁경부암의 치료방법은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이 있다. 이들 치료법은 암의 진행 정도, 즉 ‘병기’에 따라 선택한다.
자궁경부암의 병기는 진행 정도에 따라 0∼4기로 구분되고, 자궁 경부와 주변 조직으로 퍼져가는 정도에 따라 기수가 올라가며 전암병변 상태이거나 1기 초기의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나 냉동 치료, 원추절제술 등 간단한 시술만으로 치료 가능하다.
그러나 2기 초기 이후의 암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자궁과 주위 부속기, 골반 부위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 등을 전부 제거하는 광범위한 절제술이 필요하고 2기 후반부터는 일반적으로 항암·방사선 동시 요법을 시행한다.
0기의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거의 100%에 이르고 1기 말은 80~90%, 2기 초는 70~80%, 2기 말은 60~65%, 3기는 35~45% 정도이다. 4기에 암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5년 생존율이 15% 정도이다. 병기가 높을수록 완치율이 낮으므로 무엇보다 조기에 암을 진단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의 수술은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 제거되는 조직은 자궁과 자궁방조직, 골반 림프절이 해당된다. 수술 후 병리 검사의 결과에 따라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화학방사선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법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병이 진행될 경우 파급 정도에 따라 완치율이 크게 감소한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첫 성교 연령을 늦추고, 성교 대상자 수를 제한해야 하며, 콘돔을 사용하여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한다, 성 접촉 경험이 있는 모든 여성은 1년 간격으로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출산이 끝난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하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감염 차단과 함께 암 발생 위험을 70% 이상 줄여 주는 효과적인 백신이다. 성 접촉이 있기 전 어린 나이에 접종받을 경우 성인 연령보다 면역 반응이 2배 이상 높아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여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접종 부위 통증, 피로감 같은 예방접종 이상 반응이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도 회복돼 부작용 우려 때문에 암 예방을 주저할 수준은 아니다.
최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만 12세(2003년 1월 1일생~2004년 12월 31일생) 여성 청소년에게 무료로 접종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도 기존 30세에서 20세로 낮춰져 조기 검진이 가능해졌다.
정부가 자궁경부암 국가필수예방접종을 통해 지원하는 백신은 4가 백신(가다실)과 2가 백신(서바릭스)이다. 4가 백신과 2가 백신모두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16형·18형 혈청형이 들어 있다. 다만 4가 백신은 HPV 16형·18형 외에도 6형·11형의 혈청형이 더 들어있어 자궁경부암은 물론이고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예방효과가 있다. HPV 6형·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는 10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남성도 접종하면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의 예방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암이 되기 전 즉 전암성 병변을 일찍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다. 국가암검진권고안에 따라 만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번씩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여성들은 의사와 상의하여 나이, 위험 인자,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정기 검진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 전북대병원 산부인과 조동휴 교수, 자궁경부암 검진 20세부터…무료 예방접종은 12세부터
지난 한해 자궁 경부암으로 치료 받은 여성이 5만명 이상이다. 자궁 경부암의 경우 국내 부인암 중 발생률 2위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타 부인과 암에 비해 선별검사가 매우 발달되어 있으며 자궁 경부암 선별검사는 국가암검진 사업에 포함되어 있다.
지역 부인암 환자 치료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전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조동휴 교수는 “올해부터 자궁경부암에 대한 국가암검진 사업이 20세 이상으로 확대 되어(기존 30세 이상) 질환의 이환률이 더욱 낮아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자궁경부암의 경우 조기 발견시 5년 생존률이 80%에 달하며 타 부인암에 비하여 병의 경과는 양호한 편이다”며 “국가암검진 사업의 확대로 보다 많은 여성환자들이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진단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국가암검진사업의 확대가 반가운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자궁경부암은 또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병인이 밝혀진 질환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이 개발 되어 있다”며 “보건 복지부가 올해 5월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 지원하고 있으니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숙지하시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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