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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병

고온다습한 여름철 두통·소화 불량 등 발생 / 한약·차 등 섭취 통해 수분·전해질 보충해야

▲ 강세영 우석대 교수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만 접하게 되는 질환들이 있다. 봄·가을 환절기의 알러지성 비염이라든지 겨울철의 독감이나 중풍, 가을철의 건조한 날씨로 인한 피부질환과 같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주 접하게 되는 주하병(注夏病)이라는 병도 바로 그와 같은 예에 속한다. 사계절 가운데 건강관리가 가장 어렵다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둔 시점에 주하병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늦봄에서 초여름이 되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에 기운이 없으며, 입맛이 떨어지고 몸에서 열감이 느껴지는 병을 일컬었는데, 물의 기운이 부족한 음허(陰虛)와 기가 부족해진 원기부족(元氣不足) 때문에 발생한다고 소개됐다. 다른 증상으로는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에 꽃 같은 것이 아른거리며, 대퇴부위가 시큰거리고 다리가 약해지며, 가슴과 손발바닥에서 열이 나는데 불안과 불면을 동반할 수가 있고, 입이 쓰고 혀가 마르며, 정신이 피곤해 잠만 자려하고, 음식을 덜 먹게 되고 맥에 힘이 없다고도 했고, 서혜 부위가 차갑고 몽정과 같이 정액이 불쾌하게 스스로 나오며, 다리가 시큰거리고 여위어 잘 걷지 못하며, 아랫배가 그득하면서 누르면 들어간다고도 했다.

 

겨울철을 지나 나른했던 봄의 춘곤증을 여러 가지 봄나물로 이겨낸 후 고온다습한 여름에 들어서면서 몸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여 주하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바로 이 무렵이 건강을 지켜주는 신체의 바른 기운을 해치는 습열(濕熱)과 같은 나쁜 기운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이 되면 양기(陽氣)가 겉으로 떠올라 피부에서 흩어지므로 뱃속의 양기는 허해지게 된다. 즉 높은 외부 기온에 적응하기 위해 피부 쪽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내장으로 가는 혈액이 적어지기 때문에 소화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입맛이 떨어져 식사량이 줄고, 소화도 잘 안 돼 속이 더부룩하게 불쾌해지는 것이다. 또 인체 대사기능이 활발해지면서 체력소모도 늘어나 쉽게 피로해지며 정신적으로도 두통, 현기증, 불안, 불면을 동반하는 원기부족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여름은 땀이 많이 나는 계절로서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쉽게 발생하므로 열이 나고, 갈증이 생기는데 인체의 진액(津液)에 해당하는 음기가 빠져나간 음허증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흔히 사용하는 말로 여름을 탈 때에는 부족한 원기와 음기를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과 같은 한약으로 보충해 주면서 뙤약볕에서의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균형 있는 식사로 입맛을 돋게 해주는 것이 좋다.

 

여름철 한방 음료로는 정기에 해당하는 맥을 차오르게 한다는 의미의 생맥산(生脈散)을 들 수 있는데 맥문동과 인삼, 오미자를 2:1:1의 비율로 맥문동과 인삼을 먼저 1시간 정도 끊인 후 오미자를 나중에 넣고 오미자의 붉은 빛이 우려 나올 정도로만 30분이 넘지 않게 조금 더 우려낸 뒤 식혀서 마시면 쓰지 않고 신맛이 느껴지는 차가 된다. 냉장고에 보관해 너무 차가운 상태로 바로 들이켜게 되면 배탈이 날 수 있으므로 미리 꺼내어 조금 기다렸다가 마시거나 입에 넣고 10초 정도 머금다가 조금씩 삼키도록 한다.

 

이외에도 더위에 좋은 음식으로는 열을 내려 더위를 식혀주는 오이,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에 좋은 호두죽,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나 소아에게 도움이 되는 황기차가 있으니 올여름도 현명하고 건강하게 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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