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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서 꽃핀 전북 청년의 나눔 ① 'Happy Friends 전북' 3기

전북자원봉사센터 대학생 봉사단 12일간 씨엠립 아하마을 아이들 대상 교육 등 펼쳐

▲ 한국문화 페스티벌에서 단원들이 플래시몹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위)과 아하마을 아이들이 손하트를 그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전북자원봉사센터

울창한 밀림이 펼쳐진 시야 사이로 망고나무가 촘촘히 심어져 있었다. 인근 교회 예배당에서는 까맣게 탄 얼굴의 앳된 대학생들의 한국 전통춤과 케이팝(K-POP) 안무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달 7일(현지시간) 오전 찾아간 캄보디아 씨엠립주 아하마을. 이날 전북에서 온 대학생 봉사단은 현지 주민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문화축제를 열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Happy Friends 전북’제3기 캄보디아 해외봉사단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이 마을에서 한국문화·언어교육, 현지 환경개선, 문화교류 등 다채로운 봉사활동을 펼쳤다.

 

(사)전북도자원봉사센터(센터장 김훈)가 주관한 이번 해외봉사단(단장 정종복)은 전북대와 원광대·우석대 등 도내 11개 대학 재학생을 비롯해 도자원봉사센터 담당자, 전북기자협회 회원사인 전북일보·전라일보 기자, 도청 주무관 등 31명으로 구성됐다.

 

전북일보 취재진은 이달 7일부터 10일까지 아하마을 현지에서 Happy Friends 전북 3기의 봉사활동을 돕고, 단원들의 숭고한 땀방울로 달라진 아하마을을 취재했다.

 

△하나된 한국-캄보디아…함께 해요 지구촌

▲ 봉사단원들이 아하마을 인근 과수원에서 망고나무를 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전북자원봉사센터

씨엠립 시내에서 차로 두 시간을 가야 닿을 수 있는 아하마을은 극빈국인 캄보디아에서도 열악한 환경이다.

 

한국어로 ‘만나’라는 뜻을 지닌 마을 이름처럼 아하마을은 인근 화전민과 일정한 주거지 없이 떠도는 극빈자, 결손가정 등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신생 자립형 마을이다.

 

3년 전 한국의 뜻있는 선교사들이 사재를 털어 일군 이 마을에는 하나 둘 이주민이 늘었고, 현재 50여명이 거주하며 노동과 배움을 통해 새로운 삶을 꾸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에 해외 봉사단을 파견한 전북도자원봉사센터는 극빈국 주민의 빈곤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매년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환경개선활동, 한국 전통문화 알리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캄보디아를 찾은 도자원봉사센터의 ‘Happy Friends 전북 해외봉사단’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현지주민 소득증대를 위한 망고나무 심기, 구호품 전달, 한국문화 페스티벌, 현지 대학생과의 교류, 보건·한국문화 교육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 중 이달 7일 열린 한국·캄보디아 문화축제는 이번 활동의 백미였다.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아하마을을 비롯해 인근 마을에서 1000여명의 주민과 아이들이 몰렸다.

 

봉사단원들은 현지 청소년들과 손발짓으로 소통하며 밤새 준비한 한국전통극, 리듬줄넘기, K-POP 댄스, 전통동요 부르기, 부채춤, 플래시몹 등을 서투르지만 맛깔나게 공연했다.

 

낯선 광경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무대를 바라보던 현지주민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봉사단의 율동에 몸을 맡겼다.

 

봉사단과 함께 공연한 현지 청소년들은 서투른 한국어로 ‘선생님 감사합니다. 부모님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공연을 마무리지었다.

 

정종복 봉사단장은 성공적으로 공연을 치른 것에 대해 크게 만족했다.

 

정 단장은 현지 청소년들에게 “우리도 여러분의 맑은 눈과 밝은 표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며 “이 순간을 모두 함께 영원히 기억하자”고 말했다.

 

공연을 마친 봉사단은 현지주민들에게 빵과 음료·과자, 쌀 등을 고루 나눠줬다. 볕 피할 곳도 없는 대지에 끝없이 줄지어 섰던 주민들은 환한 웃음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오후 내내 이어진 공연으로 녹초가 된 봉사단원들은 쉼 틀도 없이 다음날 활동 계획과 방향에 대해 토의했다. 전기·수도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언제 멈출 지 모르는 발전기에 의존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단원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훈 전북자원봉사센터장은 “해외봉사는 단순히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나라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 현지 주민들의 삶을 느끼고 공감하며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다”면서 “국제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주도적 활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여는 배움의 장

▲ 봉사단원들이 아이들에게 태극기 그리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전북자원봉사센터

이달 8일 오전 ‘Happy Friends 전북 해외봉사단’은 아하마을 일대에 심어놓은 망고나무 농장에 울타리를 치는 작업을 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뜨거운 햇볕이 단원들의 몸을 휘감았다.

 

단원들은 인근 숲에서 베어온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농장 주변에 박았다. 또, 아하마을 초등학교 외벽에 한국과 캄보디아의 우호를 기원하는 내용의 벽화를 그렸다. 오후에는 아하마을 초등학교에서 현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건교육, 전래동화 구연, 레크리레이션 활동을 진행했다.

 

봉사단은 아이들 연령대에 따라 세 개반을 꾸려 반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다. 교실은 아하마을 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 트럭과 자전거를 타고 온 100여명의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아이들은 단원들이 캄보디아어로 들려주는 우리나라 전래동화 ‘햇님 달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동화 속 주인공이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함께 아파했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에서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

 

한바탕 울고 웃은 동화구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단원들이 나눠준 색연필로 종이에 동화 속 인상 깊은 장면을 그렸다. 또 아이들은 편을 갈라 서로 다른 색판지 뒤집기 게임을 한 뒤,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왁자지껄했던 마을에 어둠이 스며들자, 단원들은 또 다시 전날처럼 삼삼오오 모여 울타리 심기 작업과 교육 등 다음날 봉사일정을 다듬었다.

 

단원들은 활동 중 미진했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단원들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무리 사이로 별똥별이 후두둑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밤을 꼬박 지새웠다.

 

류종남 아하마을 교회 선교사는 “(전북지역)대학생들이 준비를 많이 해왔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며 “학생들의 숭고한 마음이 이곳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잘 전달됐을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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