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씨(60)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57)을 향하고 있다. 최씨를 긴급체포한 검찰이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의 수사가 전 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일 오후 2시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밤 11시 57분께 최씨를 긴급체포한 뒤 이날 오전 검찰청사로 다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이 국내 대기업들에 8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모금하는 과정과 운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최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최씨를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함께 최씨를 긴급체포하면서 48시간을 번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최씨를 구속시키기 위한 결정적 내용을 찾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씨의 범죄 혐의는 횡령·배임 등 10여개에 달한다. 검찰은 우선 재단을 통한 횡령 등 일부 혐의만 소명해 구속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씨가 조사 과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검찰이 2일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3일 법원의 영장을 받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최씨의 ‘호가호위’를 방조한 박근혜 대통령을 대상으로 직접 수사를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최씨가 받는 10여 가지의 혐의 중 일부에 박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정황이 언론 보도와 검찰 수사로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최씨 의혹에 관여한 사실을 스스로 시인해 대통령 수사가 불가피해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법리적 난점이 있다.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수사한 사례는 전무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의혹의 정중앙에 등장한 전례 역시 없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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