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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통합의 전진기지가 필요하다

시대와 함께 내려온 중심지 진안을 대통합 전진기지로…백인의 한 걸음이 시작된다

▲ 이항로 진안군수

“한 사람이 백 걸음을 가는 것보다 백 사람이 한 걸음을 가는 게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백인일보(百人一步)의 마음가짐으로 국민 대통합에 광범위한 참여를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진안을 찾은 국민대통합위원회 한광옥 위원장의 인사말 중 일부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진안군에서 섬진강권 지역 주민 간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이 있는 전북 진안군 백운면과 섬진강의 끝자락인 경남 하동군 하동읍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한국을 분열시키는 갈등은 크게 이념·계층·세대·지역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호남의 교류다. 필자는 영호남의 선조들이 화합하며 살았던 진안을 국민 대통합의 전진기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진안은 호남의 3대 산맥인 금남정맥, 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 등 3대 정맥이 맞닿은 산태극과 섬진강, 금강의 발원지인 수태극이 교차하는 곳이다. 신라 시대 경덕왕은 호남의 물과 산의 근원이 되는 이 지역이 ‘진정되고 평안해야 나라가 평안하다’는 의미에서 이 지역의 지명을 ‘진안’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한자로 진압할 진(鎭), 편안할 안(安)자를 쓴다.

 

진안의 중심에 있는 마이산은 조선왕조 탄생에 얽힌 설화가 많다. 고려 말 남원 운봉에서 왜구를 물리친 이성계가 꿈에서 새 나라를 창업하라는 계시와 함께 금척을 받는데, 그가 꿈을 꾼 곳이 마이산이다. 태조는 조선왕조를 창업하기 전 이곳에 들러 기도를 올렸고 이후 태종이 말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 산에 ‘마이산’이란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태조의 첫째 아들 이방우의 칭호도 진안대군(鎭安大君)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삼국시대 줄곧 백제의 영역으로 인식되었던 진안 지역은 영호남이 함께 살았던 곳으로 우리 선조들은 마이산을 기점으로 화합을 이뤘다. 1990년대 중반 용담댐 수몰 예정 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 조사 때 백제와 가야, 신라 양식의 유물이 함께 출토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실시된 각종 지표 조사를 통해 진안 일대의 산성 및 봉수의 분포상이 파악되었으며, 역사·지리적인 관점에서의 고대 교통로에 대한 복원이 시도되면서 진안고원이 선사시대 이래 줄곧 교통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도 진안은 동서를 연결하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수도권은 물론 호남과 영남 양쪽에서 모두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영남지역과의 광역교통망이 확보되면서 영호남 교류활동이 진안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진안군은 부산 북구, 대구 남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다양한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자유총연맹 진안군지회와 부산북구지회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을 비롯해 20여개가 넘는 사회단체와 생활체육동호회가 수년간 화합교류행사를 열고 있다.

 

1997년 구성된 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도 섬진강 수계 전북·전남·경남 11개 지자체 회원기관이 모여 섬진강 생태계 복원과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15만 명이 다녀간 진안홍삼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트로트코리아 페스티벌의 개최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서화합이다. 행사 기간 동안 진안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영남지역 20여개 기관 및 단체를 초청해 스킨십을 더욱 강화했다. 남녀노소 즐겨 부르는 트로트 페스티벌을 진안고원의 한복판 마이산에서 열어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의 기폭제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지난 달 28일에는 진안군과 고령군 영호남 의용소방대 교류행사가 진안에서 열렸고, 오늘(4일)은 전북과 부산지역 민주평통자문회의 위원들이 진안에 모여 화합의 시간을 보낸다.

 

남북통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동서화합이 먼저다. 진안군은 호남의 지붕 진안고원 마이산을 중심으로 진정한 화합과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려고 한다. 통합 없이는 국민행복도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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