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민예총, 9일 전주 풍남문 광장서 박근혜 하야 콘서트 개최 / 풍자소설·개사 노래 공연 등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사건과 현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통제’로 분노한 도내 예술인들이 광장으로 나섰다. 며칠 새 기온이 뚝 떨어져 매서운 추위가 옷깃을 파고들었지만 성난 민심을 붙들진 못했다.
지난 9일 오후 6시 30분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일반시민들과 예술인, 학생,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 등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전주지부(회장 이형로)가 주최한 ‘국정농단·몸통주범 박근혜 하야 콘서트’가 열렸다. 시민들은 허연 입김을 내뿜으면서도 “박근혜 정부 퇴진하라”, “민주주의 살려내자”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예술인들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풍자한 소설과 시를 발표하고, 동요 동물농장을 개사한 ‘하야송’을 부르는 등 예술인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냈다.
김저운 소설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시점에서 쓴 글로 현 시국을 풍자하는 ‘대국민 하야 성명서’를 발표했다.
“저는 이 시점에서,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과 직무를 내려놓고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려합니다…훗날 우주의 기운으로 저의 삶이 끝나게 되면, 저에게 일편단심 충성을 보인 이정현과 김기춘 등을 같이 순장해 주십시오. 꼭 함께 묻어달라고 부탁드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저승에도 혼자 못가는 혼이 비정상인 사람입니다.”
예술인들이 보여준 풍자와 해학에 광장 곳곳에서는 박수와 함께 ‘속 시원하다’ ‘통쾌하다’ ‘멋지다’ 등의 발언이 터져 나왔다.
집회에 동참한 유대수(52) 판화가는 “온 사회가 분노하고 있지만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를 통한 검열과 일부 문화계 인사들의 이권 챙기기 등이 더해져 분노가 더욱 크다”며 “현 정권의 정책 방향은 문화융성이 아니라 문화후퇴”라고 비판했다.
“예술인들이 연대해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예술의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한 이형로 전주민예총 회장은 “앞으로도 현 시국의 민낯을 글과 노래, 미술작품으로 표현하며 예술인으로서의 표출과 비판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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